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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가계부채 대책이 은행들 천수답식 이자놀이 도구돼서야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3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구가하며 올 들어 9월까지 지난해 대비 33.3%나 급증한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9개월 동안 예금과 대출금리의 차이인 예대 마진을 통해 번 이익만 31조 3,140억 원에 달했다. 상반기 금리 차액으로 20조 원을 남기더니 3분기에는 11조 원이 더 늘었다. 국민들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에 나선 틈에 은행들은 대출 억제를 명분으로 우대금리를 축소·폐지하며 이익을 즐겼다.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되자 은행들은 기다렸다는 듯 여신 금리에 먼저 반영하는 방식으로 차익을 키웠다. 국민들이 가계 부채 정책 여파와 긴축의 후폭풍을 걱정하는 사이 은행들은 호황을 누린 셈이다.

은행들의 이자 놀이 한편에서 자영업자들은 벼랑에 몰리고 있다. 상반기 기준 자영업 대출자는 250만 5,000명, 대출 잔액은 858조 4,000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다중 채무자가 140만 6,000명으로 56%를 차지한다. 코로나19 위기에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버티다가 이제는 돌려 막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은행들이 땅 짚고 헤엄치기식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정작 자산 운용 능력과 글로벌 경영으로 이익을 올리는 모습은 찾기 힘들다. 선진 금융회사를 인수합병(M&A)하는 등의 공세적 전략도 보이지 않는다.

금융권은 과도한 이자 챙기기가 결국 금융 당국과 정치권의 금리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시장이 납득하는 수준을 넘는 이자는 결국 채무자의 상환 능력을 떨어뜨리고 부실 가능성을 키운다는 점을 깨닫고 지금이라도 합리적 대출금리를 산출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글로벌 인재 영입을 통해 자산 운용 능력을 배가하는 등 생산적 투자에 나서는 일이다. 실력이 아닌 예대 마진만 바라보는 ‘천수답식 영업’을 계속하는 한 몰염치한 낙하산과 관치·정치 금융의 악순환을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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