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전 세계적인 공급 대란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2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올 3분기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9% 증가한 834억 달러(약 97조5,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시장의 컨센서스(실적 전망치 평균)인 850억 달러(99조 5,180억 원)에는 못 미치는 실적이다. 애플의 매출액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것은 2017년 5월 이후 4년 만이다.
순이익은 62.2% 증가한 206억 달러(약 24조1,000억 원)으로, 주당 순이익으로 환산하면 1.24달러였다.
매출 부진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은 공급망 대란으로 인한 아이폰의 판매 부진이었다. 월가에선 아이폰 매출액을 415억1,000만 달러로 봤는데 이보다 6.4% 적은 388억7,000만달러(약 45조4,000억원)에 그쳤다.
이에 대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예상보다 큰 공급 차질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력한 성과를 냈다"며 잠재적 매출 손실분을 약 60억 달러(약 7조원)로 추정했다. 이어 "공급 차질은 산업계 전반의 칩 부족을 비롯해 코로나19와 관련한 동남아시아의 생산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에는 문제가 더 악화해 매출 손실분이 60억 달러보다 더 많을 것”이라면서도 “연말 쇼핑 시즌이 낀 4분기에는 전년에 비해 탄탄한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4분기 매출액이 새 기록을 세울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다른 제품들과 달리 아이패드는 공급 차질로 판매량이 전년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달 애플이 새로 공개한 '아이폰 13' 모델의 수요가 공급 역량을 크게 웃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CNBC는 분석했다. 3분기에도 아이폰 판매량은 여전히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7%나 증가했다.
3분기에 아이폰을 빼고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인 사업 부문은 서비스 부문으로, 전년 대비 26% 성장하며 매출액 182억8,000만 달러(약 21조4,000억 원)를 기록했다. 앱스토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판매 수수료, 애플뮤직, 애플TV+(플러스), 광고 등이 포함된다.
쿡 CEO는 앱 이용자를 포함한 애플의 유료 가입자가 총 7억4천500만명으로 1년 전보다 1억6천만명 증가하며 5년 새 5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 아이패드는 1년 새 21%, 애플워치와 에어팟 등을 망라한 기타 제품 부문은 11% 성장했다. PC·노트북 제품군인 맥 부문은 1.6% 성장에 그쳤다.
한편 애플의 지난 1년간 순이익은 946억 달러(약 110조8,000억원)로 집계되며 종전의 사상 최대치였던 2018 회계연도의 585억달러(약 68조5천억원) 기록을 갈아치웠다. 아이폰12의 흥행으로 시장에선 2억3,800만 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여파로 원격 근무가 늘면서 노트북, 아이패드 수요가 늘어난 점도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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