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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지는 일회용품...널 어쩌면 좋을까[지구용]

지난해 국내 생산된 플라스틱 배달용기 21억개...재활용률 낮아

비닐봉지·일회용품 금지한 유럽·아프리카처럼 '초강수' 시급

사진=이미지투데이




21억개. 2020년에 생산됐을 걸로 추정되는 플라스틱 배달·포장용기의 숫자예요. 한국플라스틱포장용기협회가 배달용기 생산 업체 21곳을 조사했더니 2020년에 11만957톤이 생산됐고, 용기 1개당 무게를 52g으로 잡아서 환산하면 21억개였다고. 배달·포장용기 생산량은 2019년보다 20%나 늘어났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음식 배달이 급증했기 때문.

최근 5년간 배달·포장 용기 생산량

2016년 6만4,081톤, 2017년 7만3,501톤→2018년 8만2,763톤→2019년 9만2,695톤→2020년 11만957톤으로 꾸준히 증가. 연간 10만톤을 넘은 건 작년이 처음이래요. 2020년 생활폐기물 통계를 봤더니, 매일 생겨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2019년(하루 776톤)보다 19% 늘어난 923톤이었대요.


일회용품 덜 쓰려는 눈물겨운 노력


사실 이렇게 통계를 늘어놓지 않더라도,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이야기. 그래서 많이들 이런저런 노력을 하고 있죠. 음식을 포장할 때 내 그릇을 직접 가져가는 '용기내 챌린지'라든가, 경기도처럼 지자체와 민간이 손잡고 다회용기 음식배달 서비스를 한다거나, 한살림처럼 자체적으로 용기(젓갈류·장류·잼 등등)를 회수해 재사용한다거나, 저번에 지구용에서 소개한 비건 카페 '커피도가 헤리티지'처럼 테이크아웃은 본인 용기로만 가능하도록 못박아둔다거나(다시보기) 등등요.

올해 6월부턴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가 배달 기본 설정을 '일회용 수저 안 받기'로 바꿨었죠. 이후 한 달간 일회용 수저 6,500만 개를 덜 쓸 수 있었다고 해요(관련기사).

전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중 재활용되는 비중은 불과 9%에 불과하다는, 2018년 유엔환경계획(UNEP)의 조사.


용사님들이 좋아할 만한 멋진 기업들도 많이 늘어났어요. 음악축제, 회사 사무실, 파티장 등에 다회용기를 빌려주는 '트래쉬버스터즈'라든가 경기도 다회용기 서비스를 함께 하는 '뽀득', 다회용기 대여 스타트업 '잇그린' 등등요. 일회용품이 일회용품이 아니도록, 친환경 소재로 일회용 컵과 용기를 만드는 기업들도 점점 눈에 띄구요.

초강력 규제를 택한 나라들




하지만...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을까요? 아예 일회용품을 금지하면 좀 너무할까요?

전.혀. 아니에요. 의지만 있으면 가능한 일. 법으로 금지한 나라가 이미 여럿이에요. 별 부작용도 없었구요. 유럽연합(EU)은 2015년 지침을 개정해 얇은 비닐봉지(두께 50마이크론 미만) 사용을 줄이도록 했어요. EU가 목표치를 정했다는 건 EU 회원국들도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 회원국들은 비닐봉지를 유료화하는 방식으로 사용량을 줄였어요. 2010년 평균 198개였던 EU 회원국 시민의 연간 사용량이 2019년 90개까지 줄었대요. 2025년에는 40개까지 줄어들 예정.

올해 7월부턴 EU 회원국들이 일회용 플라스틱, 산화분해성 플라스틱 제품 출시를 일제히 멈췄어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면봉 막대, 식기류, 빨대, 음료 젓는 막대, 음료컵 등을 찾아볼 수 없게 된 거죠. 생각만 해도 아름다워요...!!??

아프리카에선 무려 34개국이 플라스틱 규제를 실시하고 있어요. 대표적인 게 비닐봉지 사용 금지. 관광객도 예외가 없는 엄격한 나라(탄자니아·케냐 등)도 있어요. 비닐봉지를 생산하는 회사·제공하는 상점·사용하는 개인에게도 벌금(탄자니아)을 부과하기도. 케냐의 환경운동 활동가인 제임스 와키비아(트위터 @JamesWakibia→)님 사진처럼, '케냐의 플라스틱 규제를 지지합니다' 해시태그도 인기였대요.

어렵지만 제일 쉬운 솔루션


우리나라도 1회용 컵 보증금 제도(2022년 6월부터 시행), 배달 용기 두께 및 재질 표준화(추진 중) 등의 규제가 대기 중이에요. 연말까지 배달· 포장음식에 일회용품 제공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법 개정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하구요.

50실 이상 숙박업소에서 일회용품 무상 제공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법안도 나올 예정(관련기사)이래요. 공짜로 일회용 칫솔이나 어메니티를 주다 걸리면 벌금을 무는 거죠. 샴푸, 린스는 리필이 되는 대용량 다회용기에 담아서 비치해 두고요. 투숙객 입장에선 사실 조금 찜찜할 수도 있지만 여행용 세면도구를 챙겨 다니면 문제 해결.

하지만...눈치 빠른 용사님들 아시다시피, 이런 방안들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못 돼요. 일회용품 생산에 대해서도 규제를 해야 모두들 어쩔 수 없어서라도 덜 쓸테니까요. 지난 6월 국회도서관이 발행한 'EU 플라스틱 규제관련 입법례(최신 외국입법정보 2021-13호)'에서도 "플라스틱 제품을 설계 단계부터 재사용·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로 생산하도록 고려하며, 플라스틱 제품의 소비 저감 및 재활용 목표, 이행 시기를 명확히 제시한 EU 같은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어요.

그래서 결론은, 개개인이 플라스틱을 덜 쓰고 분리배출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를 뜯어 고쳐서 더 큰 변화를 이끌어내야 해요. 참 진부한 결론이죠? 그렇지만 이게 제일 빠르고 확실한 길이랍니다. 우리 모두 힘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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