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근로자가 800만명을 넘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가운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겠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어렵게 취직에 성공하더라도 불안정한 지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미생'이 더 늘어날 분위기다.
1일 사람인이 7월26~8월10일 기업 407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고용 기업 196곳 중 64.3%만 올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거나 전환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반대로 해석하면, 36.7%는 비정규직 신분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정규직 전환 비율은 갈수록 내림세다. 사람인의 2017년 조사에서 이 비율은 58%였다가 2018년 69.6%, 2019년 71.2%까지 올랐다. 하지만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66.1%로 낮아졌고, 올해는 64.3%까지 더 하향했다.
정규직 전환 계획이 없는 기업 70곳에 이유(복수응답)를 물은 결과 ‘인건비 상승 부담’이 30%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동적인 업무량’과 ‘난이도 낮은 업무’가 22.9%로 나란히 2위였다. 연관해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이유에 대해 50.3%는 ‘고용 유연성 확보'를 꼽았다. 사실상 해고가 어려운 정규직의 단점을 비정규직으로 보완하겠다는 것이다.
노동시장에서 양질의 일자리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비정규직은 8월 기준 806만6,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38.4%를 기록했다. 규모로는 역대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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