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일 일부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를 ‘통행세’라고 비판한 정청래 의원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고용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정 의원이 국정감사 기간에 문화재 관람료를 두고 특정 사찰을 거론하며 발언한 것은 사실과 달라 당 차원에서 이를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비하하는 발언으로 조계종, 해인사에 누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하며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고 수석대변인은 "정 의원의 발언에 대해 불교계가 문제를 제기해 지도부의 입장을 정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다수 문화재를 소유·관리하는 불교계의 노고를 높이 평가하며 국가 차원의 지원책을 강구할 것"이라며 "문화재보호법 등 국가 법률에 따라 종교 재산권을 침해받는 사찰 문제도 살펴서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는 사찰 매표소의 위치를 문제 삼으며 해인사를 언급했다. 정 의원은 “매표소에서 해인사까지 거리가 3.5㎞”라며 “3.5㎞ 밖 매표소에서 표 뽑고 통행세 내고 들어가요. 그 절에 안 들어가더라도 내야 해요.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요”라고 발언했다. 이와 관련 해인사는 정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왔다. 해인사는 “1962년 제정된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재를 보유한 사찰은 합법적으로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고 있다”며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하는 것은 문화재보호법에 명시된 합법적인 일임에도 정 의원이 ‘봉이 김선달’을 언급하는 등 명백한 허위사실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0일엔 조계종 대표단이 송영길 민주당 대표를 항의방문했고 이 자리에서 송 대표는 “해인사를 비롯한 전통사찰은 결코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데, (정 의원이) 어떻게 그런 발언을 했는지, 어이없고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이 같은 당대표의 사과에도 정 의원은 다음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정감사 종합감사에서 다시 “영화관람료는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받아야 한다”며 “극장에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근처에 있다고 받으면 안 되겠죠”라고 말해 논란을 키웠다. 특히 정 의원은 자신이 발언한 내용을 보도한 한 매체의 댓글을 인용하면서 “댓글이 2,400개가 달렸는데 대부분이 정청래 말이 맞다는 의견”이라며 “이것이 국민의 여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발언으로 파장이 커지자 민주당은 조계종 등 종교계의 반발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빠르게 당 차원의 사과를 다시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정치권의 경제이슈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