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경기도 내 다른 공공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남부경찰청은 1일 기자 간담회를 열고 “관내 공공개발 지구 중 언론 등에서 의혹이 제기된 곳을 중심으로 입건 전 조사 또는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입건 전 조사(내사)가 이뤄지고 있는 곳은 성남시 백현동과 양평군 공흥지구, 평택시 현덕지구 등 세 곳이다.
성남 백현동 사업은 백현동 516 일원 11만 1,265㎡ 부지에 아파트 15개 동, 1,223가구를 건설한 사업이다. 이 부지는 2015년 2월 부동산 개발 회사인 아시아디벨로퍼 등에 매각된 뒤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4단계나 상향 변경됐다.
또 사업 초기 전체 가구가 민간임대로 계획됐다가 2015년 11월 돌연 민간임대 비중이 10%(123가구)로 줄고, 일반분양 주택이 90%(1,110가구)로 대폭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후보일 때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활동했던 김인섭 씨가 연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양평군 공흥리 일대 2만 2,411㎡ 부지에 아파트 350가구가 건설된 공흥지구는 당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국민임대주택 건설을 추진했던 곳이다. 그러나 2011년 7월 양평군의 반대로 사업을 포기한 이후 민영 개발로 전환됐다. 당시 양평군은 사업 준공 승인 9일 전인 2016년 6월에 사업 시행자이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처가가 소유한 부동산 개발 회사가 연장 신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사업 실시 계획 인가 기간 만료일을 2014년 11월에서 2016년 7월로 변경 고시하면서 논란이 됐다.
평택 현덕지구는 현덕면 장수리 일대 231만 6,000㎡ 부지에 유통·관광·주거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취임한 뒤 민관 합동으로 추진 방식을 변경했다. 당시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사업성이 너무 낮다”며 소극적 입장을 냈음에도 사업이 계속 추진돼 ‘제2의 대장동’ 사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프로젝트다.
한편 경찰은 지난달 27일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민간 사업자 선정 과정에 불법 행위가 있었다고 고발한 시민 단체 투기자본감시센터 관계자를 조사하는 등 대장동에 이어 위례신도시 수사에도 착수한 상태다. 다만 위례신도시와 백현동 수사는 검찰도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서는 등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져 중복 수사 우려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 등에서 특혜 의혹을 제기한 만큼 관련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현재는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단계”라며 “불법적인 정황이 드러날 경우 정식 수사로 전환하고 관련자를 조사할 계획이며 중복 수사 부분은 검찰과 추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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