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슈퍼마켓 체인들의 재고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식료품 몇 달치를 선주문하고 재고 보관 창고를 늘리는 한편 인기 품목의 할인을 중단하고 이들을 대체할 상품을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10월 31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누텔라 잼, 프레고 파스타소스, 프링글스 감자칩은 최근 몇 주간 재고 확보가 어려운 상태”라며 “점심용 스낵이나 카프리선 음료 등은 몇 달째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미국 슈퍼마켓 체인인 앨버트슨의 비베크 산카란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상황을 ‘두더지 잡기 게임(whack-a-mole)’에 빗대며 “어느 날 어떤 상품의 재고가 떨어질 지 모르는 상황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누텔라 잼을 만드는 페레로와 프링글스 감자칩 제조사인 켈로그, 프레고 파스타소스를 만드는 캠벨수프는 최근 들어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카프리선 제조사인 크래프트하인스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초과했다”며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빠르게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업체가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업체들은 제품에 들어가는 원재료는 물론 생산 시설에서 일할 근로자들도 구하기 어려워 제품 출하를 오히려 줄이는 상황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일부 업체들은 할인 품목을 줄이고 대체품을 진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할인하지 않으면 해당 제품에 대한 구매 의욕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간 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재고 확보량을 늘리는 회사가 있는가 하면 물류 창고를 증설하는 곳도 있다. 통상적으로 슈퍼마켓 체인들은 수요를 정확히 맞춰 재고를 최소화하는 적시 공급 방식(just-in-time)을 채택해왔지만 이제 최대한 재고를 늘리는 전략으로 선회한 것이다.
피글리위글리 슈퍼마켓 체인의 앨라배마·조지아 지역 총괄인 키스 밀란은 “4,500만 달러에 달하는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예년보다 30% 증가한 수준”이라며 “연말에는 5,000만 달러까지 재고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유통사들이 재고를 늘리면서 불어난 비용이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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