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는 부산 출신 대중가요 작곡가 고(故) 백영호(사진) 선생의 장남 백경권 씨가 2022년 하반기 개관 예정인 부산근현대역사관에 고 백영호 선생과 관련한 자료를 일괄 기증하겠다는 내용의 기증신청서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기증자료는 1948년부터 작곡한 대중가요 자필 악보, 녹음 음반테잎, 구술사 정리 테잎, 생활사 자료 등 약 7,000여 점이다. 특히 악보의 경우 전국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방대한 자료이며 한국 대중음악사에서도 체계적으로 악보가 보관·수집돼 기증되는 최초의 사례다.
백 씨는 “선친의 자료가 부산근현대역사관에 기증돼 전시되는 것은 고향 부산을 사랑한 선친의 유지일 뿐 아니라 부산 및 한국 대중가요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며 기증 취지를 밝혔다.
작곡가 고 백영호 선생은 서구 서대신동 출신(1920)으로 해방 이후 부산 영도의 코로나레코드사와 남부민동의 미도파레코드사에서 본격적인 작곡가 생활을 시작했다. 부산에서 ‘추억의 소야곡’(1955), ‘해운대엘레지’(1958)를 유행시킨 후 서울로 상경한 지 1년 만에 국민가요 ‘동백아가씨’(1964)를 작곡해 국내 최고 작곡가 반열에 올라 이후 약 100여 곡을 흥행시켰다.
또 ‘울어라 열풍아’(1965), ‘동숙의 노래’(1966), ‘여자의 일생’(1968) 등 200여 편의 영화주제가와 ‘아씨’(1970), ‘여로’(1972) 등 50여 편의 TV드라마 주제가도 작곡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비롯해 방송가에서 숱한 작곡상을 받았고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명예의 전당에도 오른 바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고 백영호 선생의 소중한 자료는 기증 절차를 거쳐 부산근현대역사관의 학술연구와 전시에 활용될 것”이라며 “한국 대중음악이 탄생한 항구도시 부산이 가진 독특한 문화콘텐츠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라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의 정체성을 알리고 원도심 문화의 허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중구 대청동에 부산근현대역사관을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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