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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인플레이션 국면에선 ‘가격 결정력'이 중요하다

이창현 AB자산운용 대표이사





최근 실적 발표를 보면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압박을 크게 느끼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2분기 실적 리뷰에서 거의 절반에 달하는 기업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것은 지난 10년간을 통틀어 최다 수치이다.

많은 기업들은 견조한 매출 성장과 일부 비용 회피를 통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압박을 관리해 왔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정상화되고 회피했던 비용이 다시 되돌아오면 인플레이션 압박은 기업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결국 인플레이션 비용 절감에 있어 특히 중요한 것은 기업의 가격 결정력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이 인플레이션이라는 파도를 헤치며 성공적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비즈니스의 무기인 ‘가격 결정력’이 필수 요소인 것이다.

그렇다면 가격 결정력이 주어지는 기업의 요건은 무엇일까. 가격 결정력이 있는 기업은 대개 시장 지배력이 크다. 최근 코로나19 이후 요금 인상을 시사한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있었으나 소비자들은 크게 반발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예를 들어 마이크로소프트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및 클라우드 서비스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대하며 전 세계 100만 개 이상의 기업과 2억 명 이상의 개인 사용자를 보유하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365의 구독료는 지난 2014년 이후 현재까지 동결됐지만 최근 내년 3월께 구독료를 인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소비자의 니즈에 변화를 줘 기업의 가격 결정력을 높이기도 했다. 록다운 기간 동안 억눌린 구매력으로 소비자들은 더 나은 경험이나 고품질 제품을 위해 지출할 용의가 있다. 식료품 기업은 차별화된 쇼핑 경험이나 상품을 제공해 소비자에게 더 높은 가격을 부과할 수 있고 렌털 업체처럼 소비자의 부담을 대신 감당하고 편의성을 제공해 높은 렌트비를 요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가격 결정력이 별로 없는 기업이라면 인플레이션 비용의 증가가 수익성의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운송비가 증가하면 중간 제조 업체든 최종 소비자든 공급 체인 어딘가에서는 비용을 흡수해야 한다. 최종 소비자가 상품에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없다면 인플레이션 비용의 증가는 고스란히 기업의 마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기간에는 가격 결정력을 판단하는 것이 실적을 분석하거나 전망이 밝은 기업을 선별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강한 확신을 갖고 주식 투자를 하고 싶다면 그 기업의 경쟁 우위나 차별화된 상품 제공 등을 통해 얼마나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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