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야 놀자’는 클래식 콘텐츠 기업이자 사회적기업인 (주)오르아트가 개발한 예술교육프로그램 ‘소리야 놀자’는 일상 속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찾고 그것을 토대로 예술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스스로 소리의 원리를 찾아가고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는 소리체험활동으로 팬데믹 속 갇혀있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되었다.
지역의 육아종합지원센터, 지역아동기관, 도서관 등 연간 80여 회를 운영할 만큼 학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받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예술프로그램으로 선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시흥시, 성남문화재단 등 창의예술교육센터의 프로그램으로도 선정되어 운영되고 있다.
기존의 클래식 프로그램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소리야놀자를 기획 운영중인 (주)오르아트의 박설란, 박승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소리야놀자가 학부모를 비롯 공공기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는 것 같다. 추구하는 포커스가 있나?
A. 저희는 부모님들에게 아이들한테 악기를 가르치지 말라고 말씀드려요. 악기는 소리를 내기위한 소도구일뿐, 소리나 음악에 흥미가 없는 아이들에게 악기와 음악은 좋은 거라며 전달하지 않는다. 강제로 주입시키는 순간 오히려 반작용이 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희는 아이들이 감수성이나 창의성에 있어서 성장을 하기 위해 음악을 놀이로서 사용하는 거지, 학습이나 교육으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다양하고 풍부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악기와 친구가 되면서 스스로 성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Q. 대표 두 분 모두 음대생 출신인데 악기를 가르치지 말라는 말이 인상 깊다. 클래식시장이 힘든 상황에서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
A. 오랫동안 음대를 목표로 악기를 배웠고 사회에 나가보니 악기 연주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다. 나뿐 아니라 비슷한 상황의 많은 청년예술가들을 만나며 느낀 건, 남들보다 악기연주를 잘한다고 해서, 음악적 표현을 잘 한다고 해서 사회성이나 창의성이 비례하는 건 아니더라. 어렸을 때부터 연습에 매진하느라 오히려 세상과 소통하는 법에 익숙치 않은 경우가 많다.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의 감수성과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악기를 시작하는데 바이올린 줄을 더 잘 긋는다고, 피아노를 더 빠르게 치는 훈련을 한다고 해서 과연 아이들의 창의성이나 인성도 그만큼 성장할까라는데 의문이 들었다. 강제로 배우는 음악은 오히려 반작용이 크다는 것을 느꼈고, 그 전에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Q. 소리야놀자는 어떤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어 있나?
A. 크게는 자연 속 소리, 일상 속 소리, 마음 속 소리의 총 3가지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가지고 ASMR과 폴리사운드를 이용해 소리일기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일상 속에서 느끼는 소음들을 정리해서 하나로 연주해보는 활동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마음 속 소리는 아이들이 평소 느끼는 감정이나 기분 등을 표현하고 음악으로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이다. 그외 업사이클링 악기를 제작해보기도 하고 바이올린 키트를 만드는 등 음악을 보고, 듣고, 만지고 즐기는 체험놀이를 통해 소리의 원리를 자연스럽게 익히고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세부적으로는 구분되어있는 것 같이 보이지만 요즘처럼 팬데믹으로 인해 제한된 일상을 사는 아이들에게 꼭 공연장이나 악기를 배우지않아도 일상 속에서도 소리를 통해 상상력을 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놀이활동을 하고 있다.
Q. '교육'이 아닌 '놀이'에 중점을 두는 이유는?
A. 놀이는 아동들에게 있어 가장 자연스러운 활동이다. 놀이를 통해 정서, 인지발달을 촉진시키고 놀이 속에서 음악적 경험을 습득할 수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감수성이나 창의성에 있어서 성장을 하기 위해 음악을 놀이로서 사용하는 거지, 이것을 학습이나 교육으로 하는 게 아니다
Q. 마지막으로 올 한 해 소리야놀자를 통해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면
A. 특히 올 한해는 코로나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대면으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전면수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ZOOM으로는 각 가정마다 다른 전자기기의 특성상 소리 어쿠스틱함을 전달할 수 없기도 하고 아이들간의 협동이 중요한 활동이 많아서 고민이 많았다. 어떻게 소리를 전달할까에 대한 고민이 어떻게 소리를 찾을까에 대해 방향이 바뀌며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소리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대안이 되었다. 아이들이 각자의 집에서 찾을 수 있는 소리를 이용해 음악을 만들어보기로 했고 코로나로 달라진 일상에 대한 기억을 감정으로 표현하게 되면서 음악이 되었다. 예를 들어 악보의 오선이 감정선이 되고, 다양한 감정을 담은 캡슐이 음표가 되고, 그리고 그것들을 모아 하나의 음악으로 만들어간다. 그렇게 자신의 마음 속에서 꺼낸 감정들이 예술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경험하며 그렇게 비대면으로도 아이들끼리 소통을 하고 나만의 소리를 소개하게 되면서 비대면으로도 충분히 가능성 있는 소리야 놀자로 발전된 것 같다.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아직도 불투명하지만 위드코로나라는 말처럼 특별한 장소나 시간을 내지 않아도 일상 속에서도 위드예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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