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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병 투병 김영희 "서장훈·허재가 돈 보내줘…연금 70만원으로 생활"

1984년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86 아시안게임 이듬해 훈련 중 반신 마비

거인병 투병으로 불안증·우울증도 겪어

"사람들이 '저것도 인간이냐' 큭큭 웃기도"

최근 근황을 전한 전 농구선수 김영희의 모습이다.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거인병(말단비대증)을 앓고 있는 LA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 김영희(58)씨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1일 유튜브 '근황올림픽'에는 '[김영희를 만나다]거인병 걸린, 女농구 은메달리스트…매일 놀림 받는 영웅'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해당 영상에서 근황을 전한 김씨는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며 “얼마 전에 크게 아파서 2개월 동안 입원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안에서 힘든 고비를 많이 넘겼다”며 “말단비대증 증상이 장기가 커지는 병이라서 예전에 수술했던 자리에 피가 많이 고여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1984년 LA 올림픽 당시 여자 농구 국가대표로 출전해 활약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제 키가 205㎝라서 선수들 중에 제일 컸었다. 옆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이 저를 쳐다보곤 했다"며 "다른 팀 선수들이 팔짱 끼고 견제하면 우리는 그 선수들을 내려다 보곤 했었다"고 말했다.



영상 속에 등장한 전 농구선수 김영희의 모습이다. /유튜브 채널 ‘근황올림픽’ 영상 캡처


김씨는 “1986년 아시안게임까지 뛰고 나서 이듬해 11월 훈련 도중 반신 마비가 오고 앞이 안 보였다. 실명할 뻔했다”며 “머리에 있는 큰 혹이 시신경을 누르고 있었다”고 거인병 판정을 받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1984년도 LA올림픽을 마치고 왔을 때도 이미 몸이 엄청 커져 있었다”며 “당시 소속팀 감독님은 살쪄서 온 줄 알더라. 그때만 해도 (병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때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뇌 수술받고 나서 외출을 하면 사람들이 ‘여자야 남자야’, ‘저것도 인간이냐’ 하면서 큭큭 웃더라”라며 “그런 소리가 듣기 싫어서 바로 다시 집에 들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는 중학생 20명이 대문을 두들기면서 ‘거인 나와라’라고 소리 질렀다”라고 경험을 전했다.또 김씨는 “한 3~4년 정도 집 밖으로 안 나갔다”며 “불안증, 우울증이 심해져서 밤에 영하 15도까지 내려간 날에 난방도 틀지 않고 문을 열어 놓고 혼자 울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올림픽 연금으로 70만원으로 생활 중인데 이번에 입원하면서 병원비가 많이 나왔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때는 보름도 안 됐는데 7,000원밖에 안 남을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후배 농구 선수 서장훈과 과거 대표팀에서 함께 운동했던 허재 감독이 응원차 돈을 보내줬다. 정말 마음이 따뜻하다. 고맙더라”며 “(두 사람이) 정이 많다. 겉모습만 보면 안 된다”고 후배와 동료 선수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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