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에 항의하는 이웃에 침 뱉고 주먹질한 3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형사6단독 김재호 판사는 층간소음에 항의하는 이웃을 폭행한 혐의(폭행·재물손괴)로 재판에 넘겨진 A(33)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10일 오후 3시쯤 자신의 집 현관 앞에서 층간소음과 관련해 항의하던 아래층 주민 B(55)씨에게 침을 뱉고 주먹으로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B씨가 휴대전화로 현장 상황을 촬영하자 휴대전화를 내려쳐 바닥에 떨어뜨려 파손한 혐의도 받는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피해자가 주거에 침입하는 것에 대항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부순 것이어서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 판사는 “피해자는 열려 있던 A씨 주거지 현관 앞에서 조용히 해달라고 요구한 점,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피해자에게 욕을 하면서 사기그릇을 던진 것을 이유로 피해자가 촬영하려고 한 점 등을 종합하면 정당방위 내지 정당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집행유예 기간에 재범한 점, 피해복구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범행을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김 판사는 "범행을 부인하면서 책임을 회피해 처벌하지 않을 수 없지만 피해 정도가 비교적 무거워 보이지 않고, 범행이 우발적으로 저질러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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