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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vs 재해석, 두개의 수궁가가 전하는 해학

■11월 만나는 두 편의 수궁가

김소영 동초제 수궁가 완창 판소리

무형문화재의 정통 소리 진수 무대

국립창극단 '귀토' 영화관 스크린에

토끼 고난 현대인 빚대 초연서 호평


목숨이 걸렸다. 내가 살려면 네가 죽어야 한다. 구하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치열한 머리 싸움과 숨 막히는 추격전. 이게 다 ‘간’ 때문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와 특유의 해학으로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큰 사랑을 받아온 ‘수궁가’가 상반된 옷을 입고 관객을 찾아온다. 정통 판소리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김소영 명창의 수궁가 완창 판소리 무대와 국립창극단이 올 6월 수궁가를 현대적인 관점에서 재해석해 선보인 ‘귀토’의 영화관 버전이 잇따라 공개된다.

오는 11일 영화관에서 공연 영상으로 관객과 만나는 국립창극단의 ‘귀토’/사진=국립극장




오는 11일, 공연장 아닌 롯데시네마에서 ‘개봉’하는 창극 ‘귀토-토끼의 팔란’은 지난 6월 국립창극단이 초연한 최신 무대의 영상 버전이다. 수궁가 속 토끼의 아들인 ‘토자(兎子)’를 주인공으로 그의 모험을 그린 일종의 스핀오프로 자라에 속아 용궁 갔던 토끼(토부)가 ‘간을 두고 왔다’고 거짓말해 육지로 살아 돌아오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고전 속 ‘영악한 토끼’를 현대의 시각에서 ‘치열하게 살아내는 너와 나’로 해석하며 캐릭터에 대한 관객의 공감을 높였다. 공감 가는 이야기에 새로운 시도의 소리까지 더해져 호평받은 이 작품은 오는 11일 영화관에서 개봉한다. 국립극장 공연 영상화 사업 ‘가장 가까운 국립극장’의 일환으로 제작된 이번 공연 실황은 10대의 카메라와 전문 촬영 장비를 동원해 4K 화질로 제작됐다. 김준수, 유태평양, 민은경 등 국립창극단 젊은 단원들의 재기발랄한 연기와 깊은 소리가 균형 있는 무대를 완성한다.

오는 20일 국립극장에서 완창판소리 수궁가 무대를 펼칠 명창 김소영/사진=국립극장




현대적인 해석과 영상이란 새 옷 입은 토끼 이야기에 이어 정통 수궁가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는 공연이 찾아온다. 2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열리는 완창판소리 ‘김소영의 수궁가’다. 김 명창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로 이번 무대에서 동초제 수궁가를 들려준다. 김 명창이 선보이는 동초제는 동초(東超) 김연수 명창이 정정렬 바디( 스승에게 전수받아 다듬은 판소리 한마당 전부를 지칭하는 용어)를 기반으로 여러 바디의 장점을 모아 새롭게 정립한 소릿제다. 가사와 문학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사설과 발음이 정확하고 정교한 동작과 다양한 장단도 특징이다. 동초제 소리 중에서도 이번에 부를 수궁가는 김 명창이 처음 완창한 소리이자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은 작품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다양한 동물 캐릭터를 표현하며 밖으로 내지르는 소리가 많다. 이번 무대에서는 김형태와 조용안이 고수로 호흡을 맞추고 판소리 연구가 배연형이 해설과 사회를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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