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야홍’(무조건 야권 대선후보는 홍준표)을 내세운 홍준표 의원의 본선행이 5일 결국 좌절됐다. 홍 의원은 2017년 대선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나섰다가 낙선한 뒤 다시 한 번 대권을 노렸으나, 경선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석패했다.
이날 홍 의원은 국민 여론조사에서는 48.21%로 윤 전 총장(37.94%)에 10.27% 포인트 차이로 앞섰지만, 당원 투표에서 34.8%에 그쳐 57.77%를 기록한 윤 전 총장에게 크게 뒤졌다. 합산 결과 홍 의원은 41.5%로 윤 전 총장(47.8%)에게 후보 자리를 내줬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8월 초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3~4% 지지율에 그쳤다. 당시 윤 전 총장 지지율은 이미 20%를 넘긴 상황이었다. 그러나 홍 의원은 20~30대 남성의 열성적인 지지에 힘입어 지지율을 급속히 끌어올렸다. 지난 9월 초부터는 '골든 크로스'도 나타났다. 홍 의원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을 바짝 따라붙기 시작하면서 경선 레이스는 '양강 구도'로 재편된 것이다. 윤 전 총장의 행보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이탈하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지율마저 떨어지자 홍 의원은 기세를 몰아붙였고, 9월 중순부터는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 전 총장을 앞서기도 했다.
그러나 당원은 홍 의원보다는 윤 전 총장이 정권 교체의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전통적 당 주류이자 여전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60대 이상 당원 상당수가 여전히 윤 전 총장을 지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석열 캠프가 절반이 넘는 당협위원장의 지지를 확보하며 '조직 세몰이'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홍 의원은 이날 경선 결과 발표 직후 "경선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한다"며 "이번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국민적 관심을 끌어준 것이 제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후보에게 축하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과 당원동지 여러분이 모두 합심해 정권 교체에 꼭 나서주기를 당부드린다"라고 전했다. 한편 홍 의원이 2027년 대선에 재도전할지는 미지수다. 그는 지난달 31일 마지막 방송 토론에서 "다른 세 후보는 앞으로 기회가 또 있겠지만, 저는 이번이 나라를 위해 헌신할 마지막 기회"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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