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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치료제는 원자폭탄”…“연준, 긴축 더 강해질 것”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화이자사의 코로나 치료제가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나 줄여준다고 알려졌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화이자의 코로나 치료제 소식과 예상치를 웃돈 10월 고용 소식에 3대 지수가 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거칠 것이 없는데요.

고용도 고용이지만 화이자사의 코로나 치료제가 중요합니다.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낮춰준다는 이 약은,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입니다. 코로나와의 싸움을 넘어 경제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용인데요. 고용 역시 최대고용으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치료제와 고용을 더하면 통화정책 정상화에 성큼 다가설 수 있는데요.

오늘은 한국 장이 쉬는 날로 ‘3분 월스트리트’가 없는 날이지만 연이어 중요한 소식이 나오는 만큼 시장 상황을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코로나와의 전쟁 끝이 보인다”…“왜 비상시국 통화정책을 계속하나?”


우선 화이자 치료제부터 살펴보죠. 이날 화이자는 자사의 알약 형태의 코로나 치료제가 입원과 사망 확률을 89%까지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효과가 너무 좋아 자문단이 시험을 조기 중단하기를 권했고 곧바로 식품의약국(FDA)에 사용승인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1,219명 대상 실험 결과 알약을 복용한 사람의 0.8%만 입원을 했고 치료 후 28일 내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90%에 가까운 효과는 엄청난 수치인데요. 머크의 치료제를 훨씬 능가합니다. 이날 화이자 주가는 10.86% 폭등하고 머크는 9.86% 빠진 것을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는데요.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영영자(CEO)는 “이 치료제는 게임체인저”라며 “추수감사절 연휴 전에 승인 신청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백신이 우선이고 그 뒤를 치료제가 받칩니다. 백신으로 최대한 막는데 그래도 병에 걸린 이들은 약으로 치료하는 것이죠. 입원과 사망확률이 90%가량 줄어든다면 코로나와의 싸움의 끝이 보이는 겁니다. CNBC의 간판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자신의 부친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서 일본과 싸운 얘기를 하면서 “원자탄이 전쟁을 끝냈다고 했다. 이 약이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 그는 현재 미국 내에서 가장 신뢰받는 코로나 전문가다. /고틀립 전 국장 트위터


스콧 고틀립 전 FDA 국장은 “코로나 종식이 가시권에 있다”고 했습니다. 사실상 코로나가 끝났다는 선언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신뢰하는 코로나 전문가가 고틀립 전 국장입니다. 월가도 마찬가지인데요. 앤서니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감염병 연구소장은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죠. 고틀립 전 국장이 화이자 이사지만 그래서 더 세부 내용을 잘 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이는 정상으로의 전환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가 됩니다. 코로나 이전 상황으로 간다는 얘기는 사회와 경제가 모두 정상으로 되돌아 간다는 얘기죠. 경제만 보면 완전한 경제활동 재개로 활력을 되찾게 될 겁니다. 이날 여행주가 급등한 것도 같은 맥락이죠.

그럼 어떻게 될까요. 비정상적, 즉 특수한 상황에서 취했던 조치들이 정상으로 되돌려지게 됩니다. 앞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비슷한 것을 했죠.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말입니다. 그런데 핵심은 제로금리입니다. 통화정책의 정상화는 금리인상이 돼야 합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은 “나는 왜 연준이 자산가격을 부추기고 부의 불평등을 더 키우며 경제에 도움이 되는 게 없는 비상시국의 통화정책을 계속 하는지 이해가 어렵다”며 “현재 경제는 괜찮으며 (비정상적인 통화정책 때문에) 부수적 손실이 확산하고 있다. 나는 연준이 금리와 관련해 선제적 안내를 보다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고 지적했습니다.

코로나 괜찮아지면 노동력 귀환?…낮은 노동 참여율에 구조적 문제 가능성 “시간 오래 걸린다”


이런 생각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 치료제까지 나와서 코로나와의 전쟁이 끝난다면 코로나가 두려워 일하러 나오지 않던 이들이 줄지 않을까하고 말입니다. 이 경우 노동공급이 늘어나 임금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덜 수 있겠죠. 글로벌 공급망 진정에도 도움이 될 듯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경우 고용시장에 뭔가 구조적 문제가 생긴 것 아닐까 하는 걱정이 널리 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생각해보죠. 임금이 이렇게 오르면 일하러 나오는 이들이 급증해야 하는 게 정상입니다. 물론 10월 고용보고서상 비농업 근로자가 53만1,000명 증가하면서 시장 예측치(45만 명)을 웃돌았는데요.

실제 임금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민간 부문 근로자의 10월 평균 시급이 한 달 전보다 0.4%, 1년 전과 비교하면 4.9%나 올랐습니다. 코로나 이전 15년 간 임금은 연평균 2.5% 오르는 정도였습니다. 상승폭이 두 배 가까운데요.



그런데도 일하러 나오는 이들이 적습니다. 여전히 코로나 이전인 2020년 1월과 비교하면 근로자가 391만 명가량 적습니다. 일하는 사람이 그만큼 적다는 거죠. 그동안은 개학시즌만 되면 급격하게 좋아질 것이라고 봤고, 10월에도 그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대폭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요.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용시장에 구조적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렇다 보니 임금인상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미국은 이달 말 추수감사절을 전후로 연말까지 대규모 쇼핑시즌입니다. 물건을 팔고 배달을 할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요. 임금인상 요인이 줄줄이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동참여율이 낮다는 게 문제입니다. 코로나 이전 71.7%였던 20세 이상 남성의 노동참여율은 지금도 69.8%로 70%를 못 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여성은 59.2%에서 57.3%로 낮아진 상태인데요. 노동참여율은 올 들어서도 계속 횡보하는 수준입니다. 마이클 피어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미국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노동참여 감소가 영구적인 것으로 판명될 것으로 점점 더 확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도 “가장 큰 문제는 노동참여율이 낮다는 점이다. 아직 수백 만 명이 고용시장 밖에 있다”며 “우리는 노동시장에서의 이동이 얼마나 많이 일어났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일하기를 포기했는지 모른다. 내 추측은 그들이 돌아올 것이라는 것이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즉 임금상승은 당분간 계속될 수 있고 노동공급이 극적으로 늘어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금리인상 시기 당겨질 수 있어”…“서민과 중산층 vs 실업 누구의 고통이 더 큰가?”


다시 통화정책으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임금상승이 계속되면 연준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시장에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딜레마가 더 커지는데요.

연준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직접 풀 수 없습니다. 대신 최대고용으로 볼 수 있는 범위는 내년 하반기에는 진입합니다. 최대고용과 인플레가 연준의 양대 목표지만 물가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무한정 최대고용에 매달리기는 힘들다는 뜻입니다.

최대고용이라는 것이 딱 수치가 정해진 게 아닙니다.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보면 되겠지만 퍼먼 교수는 예전 같이 3.5%로 돌아가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파월 의장도 내년 하반기에는 최대고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지요. 스테파니 링크 하이타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0월 고용보고서는 긍정적이지만 임금이 저년 대비 4.9%나 올랐다”며 “이는 인플레가 더 오래 간다는 뜻이며 이것은 아마도 연준이 내년에 테이퍼링에 속도를 내도록 할 수 있다”고 점쳤습니다.

다수가 균등하게 상대적으로 적은 손실을 볼 것이냐, 아니면 상대적으로 적은 이들이 큰 손실을 입을 것이냐. 연준은 인플레와 고용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AFP연합뉴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긴축이 있을 것 같다”며 “2023년에서 2022년 7월로 금리인상 예측시점이 당겨진 데는 노동공급 이슈가 중요하며 상품에 대한 수요와 인플레이션도 주요 요소”라고 봤습니다.

인플레의 경우 논란이 갈수록 더 커집니다. 많은 수의 서민과 중산층이 급등한 휘발유와 고기, 음식 값으로 손실을 봐야 하느냐, 아니면 아직 일자리를 못 구한 400만 명의 운명이 더 중요하느냐죠. 각 가정마다 사정이 다르겠지만 실업은 한 가정의 죽고 사는 일이 걸려 있을 수도 있고 인간으로서의 자아실현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준조세 성격의 물가상승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도 가볍게 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정책 당국자들은 어디에 더 주안점을 둬야 할까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차기 의장지명과 관련해 파월 의장과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 면담했다고 하니 조만간 차기 의장이 결정될 것 같습니다. 차기 의장이 정해지면 관련 논의도 더 활발해질 수 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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