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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선후보 확정에…셈법 복잡해지는 공수처·검찰[서초동 야단법석]

尹 관련 사건 대부분 수사 난항

수사 속도낼 시 '야권 탄압' 반발일 듯

대선 이후 '수사 연기' 주장 나올 수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청년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그의 주변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검찰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명실상부 제1야당의 대선 간판 자리를 거머쥔 만큼 윤 후보를 향한 수사는 ‘야권 탄압’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김진욱 공수처 처장과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인 이만희 의원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의 “(윤 후보 관련) 구체적 혐의가 드러나면 구속영장 청구든 기소든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인가”라는 물음이 발단이 됐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확정된 날이라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질문이었지만, 김 처장은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딱 잘라 대답했다. 이를 놓고 이 의원이 “확인도 되지 않고 혐의가 확정도 되지 않은 사안을 가지고 제1야당 대통령 후보에게 구속영장 신청하겠다고요? 협박하시는 겁니까?"라고 지적한 것이다.

현재 공수처는 윤 후보와 관련해 △옵티머스 부실수사 의혹 △‘한명숙 모해위증 교사 사건’ 수사 방해 의혹 △고발 사주 의혹 등 3건을 수사 중이다. 이 중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 대해 사실상 공수처 검사를 전원 투입하는 등 수사력을 한 곳에 집중하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9월 해당 사건을 정식 입건하고 수사에 착수해왔지만, 두 달 가량이 지난 11월 2일과 3일에서야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과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쳤을 뿐이다. 윤 후보가 검찰총장이었던 지난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 작성에 관여했다는 점을 입증할만한 유의미한 진술과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당초 고발장이 접수된 지 사흘 만에 윤 후보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하고, 곧바로 김 의원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하는 등 신속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수사는 뜻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

가장 먼저 입건한 옵티머스 사건은 손도 못되는 형국이고, 한 전 총리 수사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사건은 어느 정도 수사에 진전을 보였지만, 윤 후보를 소환하기 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에선 검찰이 윤 후보의 가족 및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으로는 윤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를 마무리 짓기 위해 김씨에 대한 소환을 검토해왔지만, 국민의힘이 윤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 상태에서 그의 부인을 곧바로 소환하는 모습은 여러모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 여기에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선에서 사견을 종결할 것이란 전망도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이외에 검찰은 윤 후보의 측근인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윤 후보는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시켜줘 변호사법을 어겼다는 의혹도 받는다.

윤 후보를 둘러싼 수사가 지연될수록 공수처와 검찰의 정치적 부담은 커져가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압수수색·소환조사 등 수사 과정 곳곳에서 야권의 반발로 진통이 예상된다. 내년 2월 13일 대선 후보 등록 전까지 사건을 마무리 짓지 못한다면 ‘수사를 대선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이 본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 앞서 199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유력 후보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이 일었지만,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은 ‘대선 영향’을 이유로 수사를 대선 이후로 미룬 바 있다.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도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수사 선상에 오른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 양대 정당의 대선 후보 수사를 모두 선거 이후로 연기하자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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