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각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선거구 획정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선거구 획정은 지역구 의원 및 정당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쟁점이라 갑론을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서울시는 자치구의회 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의 획정안을 반영한 ‘선거구와 선거구별 의원정수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지난달 29일 시의회에 제출했다.
획정안에서 종로구 구의원은 현재 지역구 9명·비례대표 2명에서 비례대표 1명이 줄어 총 10명이 된다. 서초구는 지역구 13명·비례대표 2명에서 지역구 1명이 늘어 총 16명이 된다. 양재1·2동과 내곡동이 속한 라 선거구 의원이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나머지 자치구별 구의원 수는 유지된다. 이에따라 서울 전체 구의원은 지역구 369명·비례대표 54명에서 지역구 370명·비례대표 53명으로 변경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선거구획정위원회에서 각 자치구의 의원 1인 당 인구를 비교해 가장 적은 자치구의 의원 수를 늘리고 많은 자치구의 의원 수를 줄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획정안의 기준이 된 올해 8월 말 주민등록인구(거주자)는 중구가 12만 64명으로 현행 선거구 획정 기준인 2017년 8월 말보다 0.3% 줄었고 종로구는 14만 2,344명으로 4.8% 감소했다. 획정안을 적용하면 중구의 구의원 1명당 인구는 25개 자치구 최소인 1만 3,340명, 종로구는 1만 4,234명으로 그 다음이다.
서초구의 올해 8월 말 인구는 41만 1,183명으로 5년 동안 5.5% 줄었다. 획정안대로 지역구 의원 1명이 늘면 구의원 1명당 인구는 2만 5,699명으로 소폭 줄지만 여전히 25개 자치구 중 최다 수준이다.
지난 6월 헌법재판소는 선거구 간 인구 편차 3대 1 기준을 근거로 현행 서울시 선거구 조례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인구 편차가 3대 1이 넘는 마포구 아(성산2동·상암동), 강서구 라(공항동·방화1·2동), 강남구 바(세곡동·일원본동·수서동) 선거구도 의원이 1명씩 늘어난다. 인구가 급증한 송파구 바(석촌동, 가락1동, 문정2동), 강동구 가(강일동, 고덕1·2동, 상일2동)도 마찬가지다. 대신 해당 자치구들의 다른 선거구 의원이 1명씩 줄어든다.
획정안에 대해 종로구의회는 “인구 감소율이 종로구보다 더 높은 서초구 구의원은 오히려 늘리고 노원구·도봉구·강북구·성동구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2017년 8월과 비교하면 노원구의 인구는 7.9%, 도봉구는 7.3%, 강북구는 6.9%, 성동구는 6.8% 각각 감소했으나 획정안이 적용될 경우 구의원 1인당 인구는 모두 종로구보다는 많은 2만 명대다.
선거구 조례의 상위 규정인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자체 선거구 획정은 다음 지방선거일의 6개월 전인 오는 12월 1일까지 끝내야 한다. 그러나 기한 내 조례 개정이 이뤄질지는 불확실하다. 국회에서 아직 완료되지 않은 공직선거법 개정도 걸림돌이다. 조례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행정자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선거구 조례가 먼저 개정되면 나중에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반영해 다시 개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종로구의회의 강력한 반발과 시·구의원들의 이해관계 역시 변수다. 현행 선거구 획정이 이뤄진 2018년 3월에는 상임위 심의를 거치며 획정안이 대폭 변경됐고 이에 반발한 일부 의원들이 본회의에서 의장석을 점거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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