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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컨벤션 효과…윤석열, 이재명에 15%P 앞지른 결과도 나왔다

■혼전의지지율

尹, 6월 압도적 1위 달렸지만

7월 가족 의혹 터지자 내리막

李는 대장동 특혜 의혹 불거져

9월 다시 선두 내줘 접전 양상

먼저 지지율 박스권 깨야 승기

이재명(왼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박빙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당내 경선을 통해 양당을 대표하는 대선 본선 주자로 선출됐지만 30%대의 박스권 지지율에 갇혀있다. 여야가 각각 200여만 명과 약 56만 명대의 선거인단을 동원해 치른 경선을 치렀지만 ‘컨벤션 효과’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는 두 후보 모두 국민들의 비호감도를 높이는 각종 의혹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혹은 중도층과 무당층 유권자들로 하여금 한층 더 정치권에 등을 돌리게 했다. 이른바 ‘회색 지대’에 머무는 유권자층이 최대 30%대 수준까지 팽창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따라서 두 후보 가운데 중립 지대에 있는 30%대의 지지층을 먼저 선점하는 쪽이 4개월간 이어지는 박스권을 깨고 차기 대선의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월까지 尹 압도적 지지율 1위=여론조사 추이로만 보면 사실 올해 6월까지 윤 후보가 일방 질주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2월 발표한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은 15.5%였다. 그런데 3월 검찰총장직을 사퇴하자 지지율은 34.4%로 한 달 만에 18.9%포인트 뛰었다.

반면 2월 23.6%의 지지율을 보이던 이 후보는 같은 기간 21.4%로 떨어지며 윤 후보와 13%포인트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추이가 유사하다가 3월 말 PNR이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 윤 후보는 40.5%를 기록해 이 후보(18.8%)를 21.7%포인트나 앞섰다.

윤 후보는 이 추세를 6월까지 이어갔다. 정치 신인으로서 보여준 민생과 정책 행보가 먹혔다. 4월 윤 후보는 노동문제 전문가를 만나 “청년들의 좌절에 가슴이 아프다”며 청년 실업 문제를 거론하고 5월에는 “반도체를 알고 싶다”며 서울대 반도체연구소를 찾아갔다. 여기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와 라임·옵티머스 금융 사기 등 현 정권에 맞서 수사를 벌인 윤 후보의 ‘반(反) 문재인’ 프리미엄까지 작동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6월 2주 35.1%까지 올라 이 후보(23.1%)와 12%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렸다. 지지율이 고점을 찍은 6월 2주에는 보수 성향 답변자 51.6%, 중도는 39.2%, 무당층(잘 모름) 24.5%가 윤 후보를 지지했다. 지지율 고공 행진은 대선 출마 선언을 한 6월 말까지 이어졌다.



◇尹 가족 의혹·野 입당하자 하락세=하지만 윤 후보는 7월 지지율 일방 독주가 꺾이는 변곡점을 맞았다. 30% 중반, 여론조사에 따라 40%를 웃돌던 윤 후보의 지지율은 이른바 ‘윤석열 X파일’로 불리는 가족 의혹이 불거진 7월 치명상을 입었다. 7월 초 윤 후보 장모의 요양 급여 부정 수급, 아내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본인이 얽힌 고발 사주 의혹이 줄줄이 확산되자 지지율은 20%대로 곤두박질쳤다. 윤 후보의 지지율은 6월 2주 35.1%에서 7월 2주 27.8%로 7.3%포인트 추락했다. 반면 6월 말 민주당 경선이 시작되자 이 후보는 지지층이 결집하며 20% 초반이던 지지율이 7월 2주 26.4%로 올라 윤 후보와 1.4%포인트까지 좁혀졌다. 한 달 만에 12%포인트였던 격차가 1%포인트대로 수렴된 것이다. 윤 후보는 한 달 사이 중도층에서만 지지율 8.4%포인트가 빠졌다. 심지어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7월 8일 발표한 양자 대결에서 이 후보가 43%의 지지율로 윤 후보(33%)를 크게 따돌렸다. 다자 대결 역시 이 후보(27%)가 윤 후보(21%)를 압도했다. 설상가상으로 7월 말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자 떠난 중도층은 돌아오지 않았다. 9월 말까지 지지율은 20% 중반에 고착됐다. 김대진 조원C&I 대표는 “윤 후보가 새로운 후보지만 본인과 가족이 연루된 여러 의혹이 상존한다는 점이 장애물이 됐다”고 진단했다.

◇李 ‘대장동 의혹’ 박스권 못 벗어나=문제는 이 후보 역시 7월 이후 윤 후보를 확실하게 압도하지 못하는 점이다. 이 후보의 지지율은 7월부터 완만한 상승세였다. 7월 4주 25.5%에서 9월 2주에는 27%로 윤 후보를 2.8%포인트 차이로 역전했다. 하지만 이때 이른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터지며 이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다음 조사인 9월 5주 차 지지율은 윤 후보 28%, 이 후보 27.6%로 재역전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9월 20일 내놓은 조사에서도 이 후보는 지지율이 4.2%포인트 빠진 23.6%로 윤 후보(28.8%)에게 선두를 내줬다. 리얼미터가 4자 대결로 조사를 시작한 10월 2주, 4주에는 이 후보가 각각 34%, 34.6%, 윤 후보는 33.7%, 34.4%를 기록하며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7월 이후 4개월 이상 두 후보 모두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박스권에 갇혀 있다.

◇등 돌린 지지층 마음 되사는 쪽이 승기=결국 승기는 최대 30% 수준인 중도·무당층의 마음을 먼저 사는 쪽이 잡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최근 조사(리얼미터 10월 4주)에 따르면 기타 후보(12.7%)와 지지 후보 없음(6.6%), 잘 모름(3.3%) 등 무당층이 22.6%다. 여기에 단일화가 거론되는 심상정 의원(4.4%)와 안철수 대표(4.0%)까지 감안하면 내년 3월 대선 국면에서 부동표는 30%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공략 지점은 청년과 여성이라고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윤 후보(18.8%)와 이 후보(26.1%) 모두 18~29세, 윤 후보는 20대 여성(10.4%), 이 후보는 30대 여성(26.7%)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이 후보와 윤 후보 모두 청년층·여성층이 약하고 비호감도가 높다”며 “실언 등 리스크를 줄이고 이들과 정서적인 유대감, 동질감을 먼저 얻는 쪽이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여론조사 업체 PNR가 발표한 지지율은 윤 후보 45.8%, 이 후보 30.3%로 양자 구도가 깨진 조사도 나왔다. 대선 구도가 윤곽이 잡히면서 앞으로 두 후보의 지지율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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