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힙합 스타 트래비스 스콧의 콘서트에서 최소 8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마약 범죄 연루 의혹이 제기됐다.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수사 당국은 콘서트 참석자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마약을 주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살인·마약 범죄 수사관들을 투입했다.
이번 압사 사고는 지난 5일 텍사스주 휴스턴 NRG파크에서 열린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 행사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트레비스 크콧은 오후 9시께 무대에 올랐으며 콘서트 열기에 흥분한 관객이 일시에 몰려들면서 일부 관객이 압사했고 수백명이 다쳤다. 공연장에는 관객 약 5만 명이 모여 있었다.
압사 사고로 숨진 사람들의 신원도 일부 드러나고 있다. 14살, 16살 휴스턴 고등학생을 비롯해 21살 대학생 등 사망자 8명 중 7명은 10∼20대였다. 나머지 1명의 신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트로이 피너 휴스턴 경찰서장은 관객 중 누군가가 다른 사람에게 주사기로 마약을 투여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살인·마약 범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콘서트장 보안요원 1명은 사고 당시 현장을 통제하던 중 목이 따끔거리는 느낌을 받은 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여러 관객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 이들은 마약류 해독제로 응급 처치를 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휴스턴 수사 당국은 사고 당시 현장에서 마리화나 소지, 약물 중독, 불법 침입 혐의 등으로 25명을 체포했다. 또 300여 명이 약물 과다복용과 부상 등으로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콘서트 주최 측을 상대로 안전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휴스턴을 관할하는 해리스 카운티의 선출직 행정책임자 리나 이달고는 이번 압사 사고에 대한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조사를 촉구했다. 이달고는 콘서트 안전 계획이 불충했거나 계획이 있었어도 지켜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피해자와 그 가족은 해답을 얻을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스콧은 트위터에 공개한 동영상 성명을 통해 "콘서트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다"면서 "이번 사건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5~6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아스트로월드 뮤직 페스티벌은 사고 직후 중단됐다. 공연 기획사 라이브 네이션은 사망자들에게 애도를 표시하고 사고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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