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하이일드 채권(투기 등급 채권)이 견조한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년까지 소비 수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기업 실적, 현금 흐름 등은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크게 이슈가 된 중국의 부동산 개발 업체 헝다그룹 파산설 역시 중국 내부 이슈로 미국 및 유럽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외에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등 잠재 위험 요인을 고려해도 하이일드 채권에는 좋은 투자 환경이 조성됐다고 판단한다.
우선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 시장이 질적으로 개선됐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글로벌 하이일드 시장에서 BB등급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2007년 35% 수준과 비교해보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이러한 질적 개선에는 지난해 크게 늘어난 ‘추락 천사(fallen angel?투자 등급에서 투기 등급으로 하락 조정된 기업)’의 영향이 컸다. 코로나19의 충격으로 기업 펀더멘털에 별다른 문제가 없음에도 이전에는 투자 등급에 해당했던 대기업들이 대거 신용 등급 강등에 처했다.
최근에는 경기회복세에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이미 ‘라이징 스타(rising star?하이일드에서 투자 등급으로 상향 조정되는 기업)’가 일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의 기업이 향후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 신용 등급이 상향 조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목할 것은 신용 등급 강등에서 상향 조정되는 채권 중에는 기존 투자 등급에서 강등됐던 채권뿐 아니라 CCC 및 B등급 채권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신용 등급이 CCC등급일 때 따르는 제약 사항을 감안할 때 이들 채권의 신용 등급 상향 조정은 기업 입장에서 상당한 이익이 될 것이다.
선순위 담보 채권 시장에서도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이는 주로 론 및 무담보 채권 등의 자본 조달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들에 선순위 담보 채권이 효과적인 대체 자본 조달 수단이 됐기 때문이다. 자본 구조상 우선변제권 및 담보권을 감안할 때 선순위 담보 채권 시장의 성장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시장 수급 측면에서 보면 미국 및 유럽 모두 기록적인 속도로 신규 채권을 활발히 발행하는 가운데 지난해 조달했던 부채를 보다 매력적인 조건에 재조정하려는 기업들이 늘었다. 공급 증가에 맞춰 저금리 환경에서 이자율 추구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요 역시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2분기 초부터는 인수합병(M&A) 및 레버리지바이아웃(LBO) 활동이 대폭 증가했다. 향후 경기회복 진행 과정에서 M&A 활동이 연말까지 집중될 것으로 예상돼 하이일드 신규 발행 호조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실시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채권 자산 전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 같은 환경에서도 하이일드 채권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며 오히려 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다른 채권에 비해 금리 민감도가 낮고 기간도 짧게 가져가기 때문에 금리 리스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