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이건희 기증관(가칭)’ 건립 부지를 종로구 송현동 48-9번지 일대(면적 9,787㎡)로 확정하고 부지 교환 절차에 착수한다. 이건희 기증관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국가에 기증한 2만 3,000여 점의 문화재·미술품을 보존·전시·연구하기 위한 시설이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이 황희 문체부 장관과 10일 오전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9일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의 송현동 부지 소유권은 내년 상반기 서울시로 이전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후 기증관 건립 부지와 서울 내의 국유지를 정부와 맞교환한다.
문체부는 송현동 부지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장은 미술관을 설립하려는 자가 유휴 부동산을 대여할 것을 요청하면 유상 또는 무상으로 대여할 수 있다'는 박술관·미술관법을 적용하려고 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소관 법률인 공유재산법의 '해당 지자체장 외의 자는 영구 시설물을 축조하지 못한다'는 내용과 상충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행안부와 문체부는 법제처에 법령 해석을 요청해 "국가가 미술관 설립을 목적으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그 소유의 부동산을 대여 받았더라도 해당 공간에 건물 등 영구 시설물을 축조할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이에 송현동 부지과 국유지를 맞교환하는 방식이 결정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송현동 부지는 서울의 역사·문화·경제의 중심지다. 도보 20분 거리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30여개 박물관·미술관과 60여개 갤러리가 있다. 5대 고궁과 북촌한옥마을, 인사동과 같은 문화·관광 인프라도 마련돼 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 예술 경험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송현동의 이건희 기증관 주변을 문화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나아가 서울공예박물관, 세종문화회관을 포함한 주변 시립 시설과 문화·관광 자원 연계를 추진한다. 이를 통해 미국 워싱턴DC의 내셔널몰, 독일 베를린의 박물관 섬과 같은 세계적인 문화·관광지구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문화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국격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전국가적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이건희 기증관 건립을 통해 문화·관광 산업을 활성화해 서울을 세계 톱5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시키고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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