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10조 원이 넘는 예산의 추가 편성을 잇따라 밀어붙이고 있다. 국회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에 새 사업을 추가할 수 없는데 민주당이 법 위반 위험까지 감수하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다음 주 예산의 세부 내용을 조정할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예산 심사가 파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민주당은 이날 예산·기금소위원회에 전 국민 1인당 20만~25만 원을 지급하기 위해 최대 10조 3,000억 원의 증액을 요구했다. 박완주 민주당 의원 등이 국민 일상 회복과 개인 방역을 위해 1인당 25만 원, 총 10조 1,000억 원의 증액을 요청했다. 같은 당 백혜련 의원은 올해 10월 주민등록 기준 5,166만여 명에게 1인당 20만 원을 지급하기 위해 10조 3,324억 원의 증액안을 제출했다.
정부와 야당은 반발했다. 정부는 이 같은 증액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인 ‘신중 검토’ 의견을 냈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세수가 좀 더 들어왔다고, 돈이 남아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했다.
김도읍 의원도 “세금을 국가재정법까지 위반해가며 여당 선거운동 재원으로 삼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와 야당의 거부 반응에 이날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1인당 50만 원, 총 25조 9,000억 원의 증액 요구안을 철회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민주당이 1인당 20만~25만 원의 지원금 지급을 고집하고 있어 예산안을 놓고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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