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소련국가인 벨라루스와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 간 국경 지역에서 난민을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영국이 폴란드 국경으로 공병 부대를 파병할 계획을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 대변인은 CNN과 인터뷰에서 "영국과 폴란드는 오랜 역사적 우정을 갖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이기도 하다"며 "벨라루스 국경에서 진행 중인 상황과 관련해 영국이 무엇을 지원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폴란드 정부와의 합의에 따라 소규모 부대를 배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 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영국 공병대의 지원에 앞서 이를 위한 정찰이 시작됐다"며 "우리 병사들은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의 장벽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영국이 폴란드에 공병대를 파병하는 것은 유럽으로의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해서다. EU 회원국이자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3국은 벨라루스가 중동 지역에서 데려온 이주민과 난민을 이들 국경으로 밀어내자 군을 동원해 진입을 막고 철조망과 장벽 설치에 나서는 등 국경 경비를 강화하고 있다. 또 EU에 장벽 설치 비용 등 재정적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국경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요구를 해결하기보다 더 많은 국경 장벽을 세우려고 군인을 보내는 것은 인간의 생명과 망명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권리에 대한 충격적인 무시"라고 비난했다.
나토도 벨라루스와 폴란드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군사적 충돌 위험에 대해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나토 최고의사결정기구인 북대서양이사회(NAC)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나토 동맹국인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의 국경에서 벨라루스의 추가 도발 위험을 경계할 것이며 동맹국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감시할 것"이라며 "나토 동맹국들은 벨라루스가 이러한 행동을 중단하고 인권과 기본적 자유를 존중하며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폴란드와 벨라루스는 국경에 배치된 상대국 군인들의 행동에 연일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폴란드 국경수비대는 벨라루스가 폴란드 군인들의 눈을 멀게 하기 위해 녹색 레이저를 사용했다며 트위터를 통해 해당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올렸다.
반면 벨라루스는 이를 부인하며 오히려 폴란드 군인들이 탐조등이나 확성기 등을 통해 난민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원조 요청도 무시한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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