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상당수가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관 차출을 기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교사 대다수가 시험 이후 분쟁에 휘말릴 우려 등의 심리적 부담감과 체력 소모 등을 이유로 꼽았다.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국 중·고등학교 교사 4,8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신의 의사와 달리 어쩔 수 없이 수능 감독을 맡았던 경험이 있는지 묻는 항목에 93.6%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또한 현재 조건대로 수능 감독관을 모집한다면 자발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물음에는 67%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기피 원인이 '과도한 책임'이라는 데 97.8%가 동의했으며 '체력적 힘듦'이라는 데에는 96.6%가 동의했다. 감독관 차출 방식에 대해 73.4%가 '희망교원 및 외부인력 충원'에 찬성했으며 '전면 외부인력으로 위촉'은 15.6%, '현행 유지'는 4.8% 순으로 나타났다.
전교조는 "수능 감독관이 기피 업무가 되지 않으려면 과도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갈수록 증가하는 민원과 소송에 대해 수능 감독관에게 법률·재정적 지원을 강화하고 교육청 차원에서 책임 있게 대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과목당 70~100분씩 부동자세로 서 있어야 하고 인수인계로 쉬는 시간 화장실 다녀오기도 어려운 현실이라 해마다 감독 중 감독관이 실신하는 일도 발생한다"며 "키높이 의자를 배치해 체력 소모를 덜어주고 감독 인원을 늘려 체력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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