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과 맥북 고장을 사용자가 스스로 수리할 수 있게 일부 순정 부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17일(현지시간) 애플이 이르면 내년 초부터 이 같은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방침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아이폰의 디스플레이와 배터리, 카메라 등에서 자주 발생하는 고장이 사용자의 직접 수리가 허용되는 범위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애플은 직접 수리를 하려는 사용자에게는 순정품 부품과 수리 도구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애플 측은 “셀프 서비스 수리는 전자 장치를 수리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을 갖춘 개별 기술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부품을 구매해 가까운 공식 서비스센터가 아닌 가까운 사설 수리점에 가는 방식으로 대부분의 ‘셀프 수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은 아이폰의 수리에 대해 엄격한 자체규정을 고수해왔다. 아이폰을 공인인증 업체가 아닌 사설 업체에서 수리했다는 기록만 있어도 보증 기간 내 부품에 대한 리퍼나 수리를 거부하기도 했다.
애플은 최근 3년간 수리센터의 수를 2배 가까이 늘렸지만, 수리를 위한 번거로움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은 커져만 갔다.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지난 7월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아이폰 등 일부 가전 업체들이 수리와 관련해 소비자의 선택을 제한하는 행위를 개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애플이 사용자 스스로 수리를 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한 것은 이 같은 소비자 불편을 해소하고 셀프 수리 요구를 수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CNBC는 “애플의 이번 방침 변경은 ‘수리권(right to repair)’ 옹초자들의 큰 승리”라고 논평했다.
애플은 먼저 미국에 이 제도를 도입한 뒤 다른 국가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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