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장수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에 한국계 캐릭터가 출연하는 것을 두고 미 유력 보수 인사가 '정신이 나간 짓'이라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
17일(현지시간) 미 보수진영 최대 행사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맷 슐랩 의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어니’와 ‘버트’(이 프로그램의 고정 인기 캐릭터)는 어떤 인종이냐. PBS(이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미국 공영방송)는 제정신이 아니다. 우리는 PBS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글과 함께 한국계 캐릭터 ‘지영’이 세서미 스트리트에 나온다는 기사 링크를 걸었다.
세서미 스트리트는 추수감사절인 다음달 25일에 7세 한국계 미국인 캐릭터 ‘지영’을 출연시키기로 했다. 1969년 방송을 시작한 이후 처음 등장하는 아시아계 캐릭터다.
캐릭터 소개 영상에서 ‘지영’은 “하나, 둘, 셋”이라고 숫자를 외치며 노래를 시작하는 등 한국말을 정확하게 구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지영’은 할머니와 함께 한국 음식 요리하기를 좋아해 앞으로 친구들에게도 떡볶이와 같은 한국 음식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영 캐릭터는 최근 미국의 인종 혐오에 대항하려는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세서미 스트리트 제작진은 “유색인종에 대한 경찰 폭력의 실상을 보여준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지영을 창조하게 된 배경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시아계와 태평양 출신의 경험에 초점을 맞추기로 한 순간부터 당연히 아시아계 캐릭터를 창조할 필요성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편 ‘지영’이 등장하는 특별 프로그램은 PBS 각 지역 방송과 스트리밍 플랫폼 HBO 맥스를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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