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에 대해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읽는 데 부족했다”며 사과했다. 국정감사에 직접 출석해 대장동 이슈를 털겠다고 정면승부를 걸었지만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혀있는 형편이다. 최근 대장동 특검 수용과 전국민 재난지원금 철회 등 과감한 유턴을 통해 중도층 공략에 나선 것과 같이 대장동 특혜의혹에도 고개를 숙이고 확장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으로 읽힌다.
이 후보는 20일 새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저 자신부터 먼저 돌아본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욕설 등 구설수에 해명보다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가 먼저여야 했다”며 “저의 부족함이 많은 분들을 아프게 해드렸다. 죄송하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대장동 의혹도 '내가 깨끗하면 됐지' 하는 생각으로 많은 수익을 시민들께 돌려 드렸다는 부분만 강조했지, 부당이득에 대한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읽는 데에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이 후보는 “‘이재명다움’으로 민주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고 새 시대를 준비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오히려 ‘이재명이 민주당화되었다’는 지적에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저부터 변하겠다. 민주당도 새로 태어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민주당에 실망해 가는 국민의 허탈한 마음을 이해하고 위로하며 개선하는 노력도 부족했다”며 “국민이 기대하는 개혁성과를 충분히 만들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간 가족에 대한 욕설 구설수 반박, 대장동 의혹에 대한 전면 부인 과정에서 지지층에게는 박수를 받았지만 중도층과 일반 국민들에게는 '싸움닭' 이미지가 낙인된 것이 중도층 확장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180석으로 뭔가 할 줄 알았는데 기득권만 됐다”
이 후보는 '180석으로 뭔가 할 줄 알았는데 기득권만 되었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 '겸손하고 절실함이 보이지 않는다', '내로남불 이미지가 가시질 않는다', '그냥 미워요' 등 국민들로 부터 직접 들은 민심을 그대로 나열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SNS에 "민주당은 날렵한 도전자의 모습으로 국민지지 속에 5년 전 대선승리를 거머쥐었고 지선과 총선을 휩쓸었지만, 이제는 고인물 심지어 게으른 기득권이 되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민주당이 변해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씀하셨지만,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너무 부족했고 더뎠다"고도 했다.
특히 이 후보는 "당의 변방에서 정치를 해왔던 저이지만 당의 대선후보로서 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며 "왜 국민의 신뢰를 잃었는지, 제 자신부터 먼저 돌아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부족함이 많은 분들을 아프게 해드렸다. 죄송하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어 “우리 민주당도 다르지 않았다”며 “거대 여당으로서 부동산, 소상공인 보상, 사회경제 개혁 등에서 방향키를 제대로 잡지 못했고, 국민의 요구, 시대적 과제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했다. 당내 인사들의 흠결은 감싸기에 급급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완강하고 고집스럽게 보였던 이미지에서 변화를 시도한 것으로 민주당도 유연한 전략적 변화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