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동에 있는 아티스트들의 공간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는 오는 26일부터 12월 12일까지 조각·설치미술가 조미영 작가의 개인전을 진행한다고 21일 밝혔다.
‘우리는 어느새 그녀를 다 써버렸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조 작가는 주어진 환경을 당연히 여기면서 소모하고 그것에 감사하지 않는 사회의 인식과 태도를 짚어본다. 이를 통해 이 사회가 여성과 그들의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조 작가는 ‘환경’이라는 대상을 여성의 ‘신체’라고 가정하는 행위로 시작해 여성의 ‘신체’가 어떻게 여겨지고 소비되고 있는 지에 관한 논의도 끄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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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느새 그녀를 다 써버렸다’는 김혜순 시인이 2016년 출간한 시집 ‘않아는 이렇게 말했다’에 수록된 시의 제목이다. 조 작가는 ‘여성-몸-환경’의 연결 지점들을 다시 시각적 감각으로 풀어내기 위해 김 시인의 시 제목을 전시회 주제로 차용했다.
조 작가의 이번 전시회는 초점은 ‘육체’와 ‘땅’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낡은 가죽 소파를 바라보던 시선은 ‘그녀들’의 이야기로 이어진다”며 “또 창 밖 풍경이 돼 다시 되돌아오는 나의 몸은 잊혀진 이야기들과 닳고 닳도록 쓰여진 땅으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그 동안 다섯 번의 개인전을 열었던 조 작가는 ‘아파트 인생-아파트 프로젝트’(서울역사박물관, 2014년), ‘홈그라운드’(청주시립미술관, 2016년) 등 다수의 단체전에도 참여하면서 조각·설치미술·시각(퍼포먼스)예술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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