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모 장모씨의 항소심 판결이 26일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7부(성수제 강경표 배정현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 30분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양부 안모씨의 항소심 선고를 진행한다고 22일 밝혔다.
장씨는 지난해 6~10월 입양한 딸 정인 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고 10월 13일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정인 양은 사망 당시 췌장절단, 장간막 파열 등 복부에 심한 손상을 입은 상태였다. 검찰은 장씨에게 정인 양을 살해하려는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보고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주된 범죄사실)로, 아동학대치사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각각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장씨는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정인 양을 살해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정인 양의 복부에 남은 충격은 발로 밟아서 생긴 것이 아닌 심폐소생술(CPR) 흔적이라며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장씨가 정인 양에게 강한 충격을 가한 것으로 볼 수 있고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살인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또 장씨의 폭행을 방조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남편 안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살인죄에 무죄를 주장한 장씨와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모두 항소했다.
2심에서도 장씨는 살인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고, 마지막 재판에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고 화와 분에 끌려다닌 저는 처음부터 엄마자격이 없었다"며 "모든 잘못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최악의 엄마를 만나 최악의 방법으로 생명을 잃은 둘째에게 무릎 꿇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2심에서도 사형을 구형하면서 "이 사건은 스스로 방어하기 어려운 16개월 아이를 상대로 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크고 반사회적"이라며 "범행의 엄중한 책임을 묻고 동일한 극악범죄를 막기 위해 장씨에게 법정 최고형 선고가 마땅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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