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3,000억 원 규모의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기업형 범죄단체 조직원 13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국제범죄수사계는 24일 해외 도박 사이트를 개설하고 운영한 기업형 범죄단체 조직원 130명을 검거하고 이 중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필리핀 현지로 도피했던 조직 총책은 지난 9월 18일 현지에서 검거된 뒤 현재 국내 송환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 동남아 현지에 사무실과 숙소를 마련했다. 이후 이사·팀장·팀원 등 지휘 체계를 만들어 사이트 운영과 홍보, 고객 응대 등 역할 분담을 해 조직적으로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했다. 조직원 이탈을 막기 위해 여권을 압수하고 휴가 등을 사유로 국내 입국 시 팀장 등 간부급이 보는 앞에서 휴대전화 내역을 삭제하도록 등 치밀하게 조직을 운영한 정황도 포착됐다.
도박 사이트는 필리핀의 한 호텔 카지노에서 벌어진 도박 장면을 실시간 중계하거나 국내·외 운동 경기의 승패에 돈을 걸게 하는 소위 '토토' 방식으로 운영됐다. 지난 2018~2019년 사이트가 운영되는 동안 도박에 참여한 사람들이 입금한 돈은 1조3,000억 원에 달했다.
경찰은 2019년 9월 첩보를 입수한 뒤 약 2년에 걸쳐 150여개 도박자금 입금계좌를 분석하고 접속 IP를 추적한 끝에 조직원 전원인 150명을 순차적으로 특정했고 범죄단체 등 조직 혐의로 130명을 검거했다. 검거되지 않은 나머지 20명은 전원 적색수배 조치된 상태다. 이와 함께 경찰은 가상 자산 형태로 세탁돼 국내로 유입된 범죄 수익금 8억 원 상당을 기소 전 몰수 보전했다.
서울경찰청은 상시적인 국제 범죄 단속을 통해 해외 범죄 조직의 국내 유입과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의 조직범죄를 차단하겠다고 전했다. 특히 국제범죄수사계의 외국인 범죄 전문 수사 인력을 중심으로 분야별 수사팀을 운영해 집중 수사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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