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대체 복무로 병역 의무를 이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에서 ‘대중문화예술인 대체 복무’를 허용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 논의가 시작됐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찬반 의견이 크게 갈렸다. 주무 부서인 국방부와 병무청도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5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국위를 선양한 대중문화예술인에게 봉사 활동 등으로 병역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병역법 개정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개정안은 대체 복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에 ‘대중예술’을 추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여야 양쪽에서 개정안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어서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방탄소년단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멤버인 진(김석진)은 만 30세가 되는 오는 2022년 이내에 입대해야 한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만 28세까지 입대해야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5등급 훈장인 화관문화훈장을 받아 만 30세까지 입대 연기가 가능하다.
국방부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 대상 확대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내비쳤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병역법 개정에 관해 인구 급감이라는 상황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평한 병역 이행에 대한 사회적 합의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고려하면 (대체 복무 대상 확대는) 선택하기 어렵다”며 선을 그었다. 병무청 역시 “대중문화예술인의 예술·체육 요원 편입은 객관적 기준 설정, 형평성 등을 고려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주장을 펼쳤다.
대중문화예술인에게도 병역 특혜가 주어져야 한다는 논의가 본격화된 것은 지난 2020년 방탄소년단이 국내 가수 중 처음으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르면서다. 이후 방탄소년단은 같은 차트에서 총 6곡을 1위에 올렸다. 빌보드 핫 100 차트는 판매량뿐 아니라 방송 재생, 스트리밍 수까지 집계해 글로벌 대중음악계에서 ‘대중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이에 방탄소년단이 이룬 성과가 올림픽 국가대표 금메달리스트 못지않으므로 병역 혜택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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