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코로나19 백신을 자국에 제공한 슬로바키아·체코·리투아니아와 반도체 분야 협력을 추진한다. 중국의 압력이 거세진 상황에서 백신을 나눈 이들 동유럽 3국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이번 협력이 이뤄지게 됐다.
25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쿵밍신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위원장은 “슬로바키아·체코·리투아니아와 실무그룹을 만들어 반도체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한편 기술 훈련 장학금도 지급하기로 했다"고 이날 말했다. 쿵 위원장은 지난달 이들 3국을 방문하고 돌아와 기자들에게 “모두가 대만과의 반도체 협력을 원하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대만이 동유럽 3국과 반도체 산업의 어떤 분야에서 협력할지는 발표되지 않았다. 쿵 위원장은 “반도체 공급망 전체는 방대하다. 많은 국가가 서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쿵 위원장은 3국이 백신을 제공한 데 대해 거듭 고마움을 표시했다. 특히 중국의 정치적 압박에도 백신을 지원한 데 대해 감사한다고 밝혔다. 앞선 지난 6월 리투아니아를 시작으로 이들 3국은 대만에 잇따라 백신을 전달했고 중국은 이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에 120억 달러를 들여 칩 공장을 짓고 있다. 일본에도 최초로 생산 시설을 두기로 했고 유럽에도 거점 마련을 모색하는 상황이다.
쿵 위원장은 유럽연합(EU)이 스스로의 힘으로 역내에 칩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그들이 대만과의 협력을 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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