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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 獨, 최저시급 25% 인상…日 기시다는 기업에 "올려라" 압박

■임금 인상, 전 세계로 확산

獨연정 최저시급 12유로 합의

佛·스페인 등 이어 인상 카드

英은 내년 4월부터 6.6%↑

기시다, 게이단렌에 '역할'요구

물가상승·구인난에 속속 올려

임금發 인플레 우려 더 커져

올라프 숄츠 독일 차기 총리/로이터연합뉴스




계속되는 물가 상승과 구인난으로 고심하는 독일이 최저임금을 대폭 올린다. 프랑스·스페인을 비롯해 동유럽도 이미 최저임금을 높인 가운데 유럽을 대표하는 경제 대국 독일이 소비 여력 확대를 위해 임금 인상 카드를 빼든 것이다. 특히 낮은 임금 인상으로 악명 높은 일본도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이례적으로 기업에 직접 임금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공급망과 맞물린 인플레이션 등에 맞서 각국이 임금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임금 인상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전 세계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25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의 브라이츠하이트 광장에서 사람들이 오가고 있다. 이날 기준 독일의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일일 신규 확진자도 처음으로 7만 명을 넘겨 경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EPA연합뉴스


숄츠 정권, 시급 올려 200만명 혜택

25일(현지 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독일 사회민주당 소속의 올라프 숄츠 총리 예정자는 사민당과 녹색당·자유민주당으로 구성된 3당 연립정권이 최저임금을 현재보다 25% 인상하는 내용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현재 9.6유로(약 1만 2,860원)인 독일의 최저시급은 12유로(약 1만 6,080원)로 인상된다.

독일은 이미 내년 7월부터 최저임금을 10.45유로로 인상할 예정이었는데 이번에 인상 폭을 더 높인 것이다. 다만 12유로로 인상되는 시점은 명시되지 않았다. 카르스텐 브젠스키 ING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로 독일 내 총 근로자의 약 5%인 20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가 임금 인상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달부터 최저임금을 기존보다 2.2%올린 것이다. 이어 스페인이 지난 9월부터 1.6% 인상했으며 영국은 내년 4월부터 23세 이상에 대한 최저시급을 6.6% 올린다.

일본도 임금 인상 대열에 합류한다. 26일 NHK 등은 기시다 총리가 내년 춘투에서 경제계에 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며 정부가 3% 인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배를 강조해온 기시다 총리는 최근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연합회가 임금 인상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도요타, 입사 시 기존보다 두 배 더줘



일본에서는 임금 인상 움직임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음식점 아르바이트 평균 시급이 전년 동기 대비 2.4% 인상된 1,050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지바현 물류 시설에 새로 들어서는 아마존 재팬은 계약직 직원에게 수도권 물류 업체의 평균 시급(1,168엔)보다 높은 1,200엔을 제시한 상태다.

칩 부족으로 생산량 감소를 겪었던 도요타자동차는 입사 시 지급금을 기존의 2배인 20만 엔으로 올렸다.

사실 일본은 그간 미온적인 임금 인상으로 악명이 높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실질임금은 연 424만 엔으로 1990년 대비 4.4% 인상에 그쳤다.

각국이 임금 인상에 나서는 것은 인력난 때문이다. 기업들은 생산량을 늘리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타격을 회복하려 하지만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세는 직원들의 직장 복귀를 가로막고 있다. 특히 숙련된 이민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독일 등은 코로나19로 이민 등이 줄면서 더욱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조치로 독일 이민이 전년 대비 26%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총재는 "유럽 국가는 물론 특히 독일에서 노동력 부족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ECB, 내년 인플레 전망치 올릴 듯

문제는 이런 움직임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인플레이션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50% 올랐다. 같은 기간 유로존 CPI도 4.05%나 상승해 유럽중앙은행(ECB)의 목표치 2%를 크게 웃돌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ECB가 다음 달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간 동요하지 않던 일본의 물가마저 흔들리고 있다. 나카가와 준코 일본은행(BOJ) 심의위원도 "일본의 소비자물가가 영원히 '제로' 부근에서 머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상승 압력이 약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해도 결국 기업의 임금 인상을 자극하고 소비자 수요도 늘어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유로존 중앙은행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특히 독일의 임금 인상 결정에 대해 "ECB가 아닌 독일 차기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며 "분데스방크는 통상적으로 정치적인 결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지만 최저시급을 25% 인상하려는 정부의 계획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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