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에 국제 유가가 13% 넘게 빠지자 주요 산유국이 기존 증산 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세계 각국이 빗장을 걸어 잠그고 방역 조치도 강화하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면서다. 미국 주도의 비축유 방출에 따른 갈등에 오미크론이라는 악재까지 더해져 원유 시장을 둘러싼 불안정성은 더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다음 달 2일 열리는 회의에서 오미크론이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평가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직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주요 산유국의 입장이 명확하지는 않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수요 감소로 연결돼 산유국들이 증산 계획을 접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부 산유국 관계자는 “이미 약한 (원유 수요) 전망에 또 다른 악재가 더해졌다”며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러시아 같은 경우 “새 변이 충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와 같은) 첫 번째 봉쇄령 때보다 충격은 덜할 것”이라면서도 “(오미크론 확산이) 시장을 다시 혼란에 빠뜨리기에는 충분하다”고 밝혔다.
실제 OPEC+가 기존 증산 계획(하루 40만 배럴)을 철회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TO)가 오미크론을 ‘우려 변이’로 분류함과 동시에 세계 각국이 국경을 폐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27일부터 2주간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고 미국과 영국·유럽연합(EU) 등은 오미크론 확산이 시작된 남아프리카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했다. 모두 원유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다. 어게인캐피털의 존 키덜프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이 코로나19에 여전히 취약하다는 증거”라며 “항공 수요 회복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산유국들은 미국 주도의 비축유 방출 결정에 반발해왔다. 이 때문에 증산 계획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는데 새 변이 바이러스라는 변수가 또 등장한 셈이 됐다. 이에 따라 오는 12월 2일 OPEC+ 회의에 더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OPEC+는 이 회의를 통해 내년 1월 이후의 증산 규모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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