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용 근로자 임금의 절반도 안 되는 임시 일용직 근로자의 임금 인상 속도가 여전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인상 폭은 지난해의 반 토막에 그치면서 소득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임시 일용직은 고용 계약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일당제를 받는 근로자다.
고용노동부가 30일 발표한 10월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임시 일용직의 9월 임금은 171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 올랐다. 지난해 9월 인상 폭 7.7%(164만 7,000원)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올해 1~9월 가운데 2~3% 인상 폭을 기록한 월은 3분의 2 수준인 6개월이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다. 지난해는 숙박·음식점업과 같은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산업에서 임시 일용직이 대거 이탈하면서 임금 상승률이 예년보다 크게 올랐다. 여기에 올해 건설업 경기 악화로 임금 상승 폭이 둔화됐고 문재인 정부 초기보다 최저임금 상승 폭이 둔화된 영향도 반영됐다.
임시 일용직이 계속 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10월 200만 1,000명이던 임시 일용직은 올해 10월 203만 3,000명으로 1.6% 증가했다. 하지만 임금 인상 폭이 높지 않다 보니 상용직과 임금 수준 차이가 크게 벌어졌다. 상용직 임금은 9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3.9% 오른 419만 7,000원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금융업·보험업에서 특별급여를 크게 늘린 영향이다.
임시 일용직의 임금 상황을 제외하면 10월 노동력 조사에서 주요 지표는 개선세를 이어갔다. 10월 종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 1,900만 2,000명을 기록했다. 전 산업 중 종사자 비중이 약 19%로 가장 많은 제조업이 2만 6,000명 늘었다. 제조업은 8월부터 3개월 연속 2만 명대 증가세를 유지했다. 코로나19 충격이 가장 컸던 숙박·음식점업 일자리 감소 폭도 10월 -1만 6,000명으로 9월(-1만 3,000명)에 이어 1만 명 구간을 벗어나지 않았다. 빈 일자리율도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이후 10월 처음으로 1.1%까지 최고치로 증가했다. 빈 일자리는 구인 활동을 하고 있으면서 한 달 이내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일자리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과장은 “종사자가 1,900만 명을 넘긴 배경에는 수출 호조,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 긍정적인 측면이 작용했다”며 “일용직 임금은 통상적으로 변동 폭이 큰데 지난해 종사자가 줄어든 영향이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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