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방역패스 강화와 재택 치료 확대를 중심으로 한 특별방역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위중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내놓은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특히 방역패스(접종 증명, 음성 확인) 유효기간을 6개월로 설정해 사실상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강제하는 방안은 국민들의 반감을 일으키고 있다.
30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661명으로 역대 최다 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엿새 연속 600명대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병상 가동률의 경우 서울 91%, 경기 86.9%, 인천 83.5%로 사실상 병실이 꽉 찼다.
정부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생활치료센터를 추가로 개소하고 앞서 세 차례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이행해 병상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환자 병상은 음압병실이어야 하며 인공호흡기 등 인프라가 필요하고 숙련된 의료진이 있어야 한다”면서 “비수도권에는 병상과 의료진이 더 적은데 병상만 있으면 된다는 발상은 안이하다”고 지적했다.
입원 환자를 줄이기 위해 내놓은 재택 치료 확대도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재택 치료 환자를 관리할 인력이 충분하지 않다. 정부는 보건소 정규 인력 700여 명을 추가 배정할 예정이지만 추가 채용 과정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인력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마상혁 경남의사회 감염대책위원장은 “한시인력을 확충한다고 하는데, 비전문가들이 환자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재택 치료가 주거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선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공동주택 거주자가 대부분인 주거 특성상 이웃에게 재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지연 중앙사고수습본부 재택치료팀장은 “진료를 위해 집 밖에 나갈 때는 예외적으로 KF94 마스크와 안면 보호구, 일회용 장갑과 방수 가운 등을 착용하고 엘리베이터를 타는 것을 권고한다”면서도 “아파트 높은 층에 사시는 분까지 계단으로 이동하라고 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의약품 배달 시스템도 갖춰지지 않아 1인 가구 같은 경우는 사실상 사각지대다. 정부는 재택 치료 환자에 대한 의약품 전달 전담 약국을 200여 곳 지정하고 가족이나 지인의 도움을 받아 지정 약국에서 약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1인 가구에는 약사와 직원이 조제약을 전달하도록 했다. 하지만 재택 치료자가 늘어날수록 약 배달 인력에도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대한약사회는 도매 업체 직원이 약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비대면 진료 업계 관계자는 “약 배달 경험이 없는 도매 업체가 나설 경우 배송 기간이 2~3일로 늘어날 수 있다”면서 “플랫폼 업체 활용을 배제한 것은 1인 가구를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말했다.
방역패스 유효기간을 6개월로 설정하며 사실상 의무화된 부스터샷에 대한 반발도 여전하다. 당장 지난 6월 얀센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오는 12월 20일까지 부스터샷을 맞지 않으면 미접종자처럼 유전자증폭(PCR) 검사로 코로나19 음성을 증명해야만 다중이용시설에 출입할 수 있다. 6월 20일 전에 기본 접종을 완료한 사람이 405만 4,340명으로 추산되는데 과연 20일 동안 부스터샷을 접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아울러 소상공인들은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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