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처럼 될 수도 없고, 예전처럼 많은 훈련을 하면서 많은 대회에 출전할 마음도 전혀 없다.” 허리와 무릎을 5차례씩 10차례의 수술을 겪고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해 왔던 ‘골프 황제’지만 이번 만큼은 쉽지 않다는 걸 스스로 인정하고 담담히 받아들였다.
타이거 우즈(46·미국)가 1일(한국 시간) 자신의 재단이 주최하는 히어로 월드 챌린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교통사고 후 재활과정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밝혔다. 우즈가 언론 앞에 선 건 전날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공개한 화상 인터뷰 이후 두 번째다.
우즈는 지난 2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혼자 차를 몰고 가다 전복되는 사고를 겪어 다리를 심하게 다쳤다. 사고 직후 걷은 것은 물론 다시는 필드로 복귀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우즈가 최근 아이언 샷을 날리는 3초짜리 영상을 공개하자 전 세계 골프 팬들과 언론 등은 열광하며 우즈의 복귀에 기대감을 키웠다.
우즈는 이와 관련, “투어 수준으로 경기하는 게 언제 가능할지 모르겠다. 비거리는 확실히 예전보다 많이 줄었다”고 했다. 우즈는 사고 후 3주간 입원해 있다가 플로리다주 자택으로 옮겨서도 3개월 동안 침대 신세를 져야 했다. 우즈는 “당시는 밖으로 나가는 게 목표였다”며 “휠체어에서 목발로 좋아졌고, 지금은 목발도 필요가 없게 됐지만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처음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갔을 때를 회상하면서는 “태양을 느낄 수 있었다. 이정표 같았다”며 웃었다.
우즈는 오는 18일부터 이틀 동안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PNC 챔피언십 출전 여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PNC 챔피언십은 메이저 챔피언이 그의 가족과 팀을 이뤄 출전하는 이벤트 대회다. PNC 챔피언십 측은 최근 우즈와 그의 아들 찰리를 위해 자리를 배정해 놨다며 우즈의 참가를 희망한다고 밝혔었다.
우즈는 마음을 비웠다고도 했다. 그는 “시간이 흐르고, 나는 더 젊어질 수 없다. 다리나 허리도 예전처럼 될 수 없다. 예전처럼 많은 훈련을 하면서 많은 대회에 출전을 하겠다는 마음은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골프다이제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던 ‘벤 호건 모델’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호건은 1949년 심각한 교통사고를 겪었지만 이를 극복하고 이후 메이저 대회에서 6승을 더했다. 특히 1953년에는 4대 메이저 중 3개를 휩쓸었다. 호건의 당시 나이는 37세, 우즈의 현재 나이는 46세다.
우즈는 한 기자가 ‘통증이 있느냐'고 묻자 “등과 허리가 아프다”고 했다. 사고 당시 기억 등을 묻는 질문에는 “이전 조사에서 모든 걸 답했다. 경찰 보고서에 다 나와 있다”며 “9개월이 지난 지금 사고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다. 그건 정말 행운이다”고 말했다. 이달 30일이 생일인 우즈는 “올해는 정말 페이지를 넘기고 싶은 한 해였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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