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패싱’ 논란 이후 잠적했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일 윤석열 대선 후보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당 대표는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니다”라며 윤 후보를 직격 했다. 과거 윤 후보가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을 향해 “검찰은 장관 부하가 아니다”라고 발언했던 것을 인용한 것이다.
이 대표는 2일 저녁 JTBC 뉴스룸과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이 대표를 압박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후보에게 그런 배려를 받을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우리 후보가 정치신인이고, 그런 발언한 것 자체가 신인으로서의 이미지에 흠이 가는 발언이라고 본다”며 “우리 후보가 국민에게 지지를 받았던 발언은 검찰총장으로서 본인의 직위를 성실하게 수행하는 과정에 법무부 장관이었던 추미애의 부당한 개입에 대해 의연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대통령 후보 또는 대통령이 당을 수직적 질서로 관리하는 모습이 관례였다면, 그것을 깨는 것부터 신선함의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자신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진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를 두고는 “다 아시겠지만 여러 명”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익명으로 장난치고 후보 권위를 빌어 호가호위하는 것”이라며 “저는 실패한 대통령 후보, 실패한 대통령을 만드는데 일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의 '이준석 패싱' 논란에 대해 "저에게 상의를 요청하거나 의견을 물어본 바 없고, 결정 사항을 갖고 설득하려는 시도만 있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수정 교수 영입이라든지 결론을 정한 상황에서 통보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윤 후보 측 관계자가 '모든 게 후보 중심으로 돌아가니 방송에 나와서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한 적도 있다"며 "이제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하니 태업이라고 해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예쁜 브로치' 발언 논란에 대해선 "발언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잘못을 인지 못 했다면 제가 60 넘은 분에게 뭘 가르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젠더 이슈를 복요리에 비유하며 "자격증 있는 사람이 다뤄야 맛있는 식자재이지 아무나 푹푹 찌르면 독"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여의도 복귀 시점과 관련, "향후 일정을 전부 취소 또는 보류해놓은 상황"이라며 "날짜를 특정해 서울에서 집무할 일정을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이준석이 홍보비를 해 먹으려고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던 인사에 대해 인사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후보가 배석한 자리에서 그런 대화가 나온 것을 알고 있다. 후보께서 잘 아실 것”이라며 “언론에 부연하지 않는 이유는 자체적으로 안에서 해결하는 방법이 있다 보기 때문”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또 잠행 직전 페이스북에 남긴 발언과 이모티콘의 의미에 대해서는 “저는 홍보 업무 외에는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제 역할에 대해 선을 그은 것”이라며 “웃는 표정과 p자 올린 것은 ‘백기’를 든 것”이라고 부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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