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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우리는' 청춘·첫사랑인데 왜 안 설레나 [리뷰]

'그 해 우리는' 최우식, 김다미 / 사진=SBS 제공




청춘, 첫사랑의 키워드는 설렘을 자아내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를 전면에 내세운 '그 해 우리는'에게서 설렘은 느껴지지 않는다.

6일 밤 SBS 새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극본 이나은/연출 김윤진)이 첫 방송됐다. '그 해 우리는'은 고등학교 시절 만났던 첫사랑이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강제로 재회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이날 방송은 전교 꼴찌 최웅(최우식)과 전교 1등 국연수(김다미)가 교내 다큐멘터리 촬영을 위해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됐다. 성격이 너무 다른 이들은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증오는 애정으로 바뀌었고, 이들은 5년간 연인으로 지냈다.

10년 이 흘러 스물아홉이 된 이들의 인생은 정반대로 흘러갔다. 최웅은 고오 작가라는 활동명을 가진 일러스트레이터가 돼 부와 명예를 안았고, 국연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었다. 국연수는 클라이언트를 설득하기 위해 고오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이 필요한 상황. 과거 촬영했던 다큐멘터리가 역주행돼 인기를 끌자 방송국에서는 재회 다큐멘터리를 계획해 다시 엮이게 될 이들의 모습을 예고하면서 마무리됐다.

'그 해 우리는'은 청춘과 첫사랑, 그리고 현실적인 삶에 초점을 맞췄다. 싱그러움과 풋풋함을 넘어 30대로 접어드는 스물아홉 청년들의 일과 사랑을 조명하겠다는 취지다. 지긋지긋하게 헤어진 후 다시 만난 첫사랑, 직장인이 짊어진 현실의 무게 등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게 목표였다.





뚜껑을 연 '그 해 우리는'은 이런 키워드에 과도하게 집중해 오히려 몰입도를 떨어트렸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화면이 왔다 갔다 반복되면서 집중력을 잃었다. 특히 로맨스물의 묘미라고 볼 수 있는 남녀 주인공의 감정 서사가 촘촘히 그려지지 않아 설득력마저 잃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설렘이 빠진 상황에서 일련의 상황은 낯설게 느껴진다. 이들이 왜 사랑에 빠졌는지 공감할 수 없기에 재회 이후의 상황도 기대되지 않는다. 향후 전개에서 밝혀질 수 있지만, 첫 방송부터 힌트 없이 상황만 전달한 게 공감을 잃었다.

이외의 설정들도 아직 어색하다. 최웅과 김지웅(김성철)의 브로맨스는 억지스럽기까지 하다. 최웅과 김지웅이 콩나물을 집어던지며 싸우는 장면 등은 단순히 극의 재미와 캐릭터의 설정, 그리고 말맛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으로 보일뿐이다. 최우식과 김성철의 연기력으로 그나마 간극을 줄였다.

노란 화면 역시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청춘과 싱그러운 초여름의 느낌을 담기 위해 과하게 필터를 사용한 모양새다. 청춘은 필터로만 표현될 수 없다. 카메라의 구도, 계절, 배경, 조명이 모두 어우러져야 한다. 과하게 필터를 입힌 화면은 눈의 피로도만 높인다.

이는 시청률로 증명됐다. '그 해 우리는'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3.2%로 출발했다. 올해 방송된 SBS 월화극 '라켓소년단'이 5.7%, '홍천기'가 6.6% 시작한 것에 비해 미미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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