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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로터리] 청소년부모 이젠 혼자가 아니다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

김경선 여성가족부 차관




‘청소년부모’라는 말을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까지 별도의 정책 대상으로 구분된 적 없고 사회적 관심도도 크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어려운 여건에도 양육을 담당하는 청소년부모들이 많다.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된 끝에 지난 3월 개정된 청소년복지지원법에서 청소년부모를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모두 만 24세 이하인 경우’로 규정하면서 처음으로 법적인 이름을 얻었다.

얼마 전 학교 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직업훈련을 실시하는 ‘내일이룸학교’ 졸업식에서 청소년부모를 직접 만났다. 아기를 안고 졸업식에 참여한 한 어린 엄마는 플로리스트 자격증을 따서 미래를 준비하는 씩씩한 모습을 보였다. 아기도 예쁘게 키우면서 자신의 삶을 당차게 꾸려나가는 모습이 정말 대견하고 감동적이었다. 엄마가 수료증을 받기 위해 단상 위로 올라간 사이 아기가 울음을 터뜨리자 같은 과정을 졸업하는 친구들과 선생님이 돌아가며 아기를 안아주고 달래줬다. 그 모습이 정말 든든하고 보기 좋았다.

스스로 성장하고 공부해야 하는 나이에 육아까지 병행해야 하는 청소년부모의 어려움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사회적 인식 부족 등으로 정부의 손길이 제대로 닿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동안 청소년 문제는 주로 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졌고 여성가족부도 한부모가족 지원이라는 틀에서 청소년 한부모만 지원해왔다.



하지만 양육자면서 동시에 성장기 청소년인 청소년부모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올해 많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법적 근거가 마련됐고 내년도 예산안에도 청소년부모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 담겼다. 청소년부모를 위해 심리 상담, 법률 상담 지원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 관리 사업이 처음 도입되고 청소년부모에게 아동 양육비를 매월 20만 원씩 지급하는 시범 사업이 시작된다. 청소년부모도 한부모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실시하는 아이돌보미 사업의 우선 지원 대상이 된다.

물론 이 같은 지원이 청소년부모가 현실에서 겪는 모든 어려움을 해결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관심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전화 한 통화가 큰 힘이 되어줄 수 있듯이 정부도 ‘혼자가 아니다’라고 응원해 줌으로써 청소년부모와 그 가족이 자립하고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으로 자리 잡아 나가는 데 버팀목이 돼주고자 한다.

누군가 필자에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힘든 역할이 무엇이었냐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엄마 역할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만큼 육아와 교육은 힘든 일이다. 비교적 안정된 여건에서도 육아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 본인도 한참 배워야 할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에 육아까지 병행해야 하는 청소년부모의 부담이 얼마나 클지 미뤄 짐작만 해도 그 무게가 충분히 느껴진다. 사회가 부담을 나누면서 아이를 함께 키워준다면 우리 청소년부모와 가족이 살아나가는 데 큰 힘이 돼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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