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병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러시아가 지금껏 겪지 못한 강력한 제재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캔자스시티로 떠나기 위해 마린원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파병은) 테이블 위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집단방위 조항인 상호방위조약 5조(Article Five)를 언급하며 “이 조약에 따라 나토 동맹국에 대한 도덕적·법적 의무가 있다. 그것은 신성한 의무이며, 그 의무는 우크라이나로 확장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토 상호방위조약 5조는 한 나라가 공격받을 경우 회원국이 자동으로 개입해 공동 방어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그러나 아직 나토 회원국이 아니라는 점을 바이든 대통령이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우크라이나에 방어 능력을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나토 동맹국들의 움직임 또한 주시할 것임을 시사했다. 미국이 독자적으로 우크라이나에 파병을 하지는 않겠지만, 다른 나토 회원국들의 뜻이 모아지면 함께 움직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오는 10일까지 다른 나토 회원국들과 러시아 간 회담 일정이 발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긴장 완화와 관련한 협상 진행 여부에 대한 논의를 위해 우리뿐 아니라 최소한 나토의 주요 4개국과 러시아가 고위급 대화를 10일까지 발표할 수 있길 원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한 것과 관련, 깊은 우려를 표하며 강력한 경제 제재 조치 등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세 악화의 책임을 러시아로 떠넘기려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고, 회담은 뚜렷한 성과없이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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