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직접 소아·청소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특집 브리핑을 마련했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되자 실시간 채팅창에는 “같은 말만 반복, AI 인줄”, “전문가는 맨날 저 2명만 나오냐”는 등의 비판글이 쇄도했다.
정 청장은 9일 질병관리청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백신 관련 학생·학부모 질문에 대한 답변의 시간을 가졌다. 소아·청소년 백신패스 도입에 대해 ‘사실상 접종 강제’라는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 청장이 직접 전문가들과 함께 설득에 나선 것이다. 이날 민간 전문가로는 이재갑 한림대 의대 교수와 정재훈 가천대 의대 교수가 참석했다.
정 청장은 브리핑이 시작되자 소아·청소년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현황과 함께 12~17세 미접종군의 코로나19 발생률이 접종완료군의 25.3배라는 등의 통계를 근거로 들어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브리핑을 시작하자 정 청장과 이 교수 등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모습을 발견한 누리꾼들은 출연자들의 ‘노마스크(no-mask)’를 지적했다. 실시간 채팅 창에는 “너네는 왜 마스크를 안 쓰느냐”는 비판이 잇따라 나왔다. 이후 정 청장과 이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브리핑을 이어갔지만 고재영 질병청 대변인은 브리핑이 끝날 때까지 마스크를 쓰지 않아 공분을 샀다.
학부모·학생들은 또 민간 전문가로 참석한 두 교수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보건당국에서 방역 관련 전문가를 섭외할 때 유독 이재갑·정재훈 두 교수가 자주 나오며, 정부 지지 발언을 해왔다는 이유에서였다. 누리꾼들은 “이재갑 정재훈 좀 초대 안 하면 안돼요?”, “대한민국에 전문가가 두 사람 뿐인가요?”라고 지적했다. “반대하는 전문가 의견도 들어보고 싶다”, “반대하는 목소리는 왜 차단시키고 저 둘만 매일 나오는 것인가”라는 반응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AI 인가. 똑같은 얘기만 반복한다”고 비꼬았다.
이같은 상황은 전날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청소년 코로나19 백신접종!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주제로 온라인 포럼을 했을 때와 비슷했다. 당시 유 부총리는 학생과 학부모를 설득하기 위해 실시간 온라인 포럼을 열었지만 이 때도 누리꾼 반응은 냉담했다. 실시간 채팅 창에는 “이게 나라냐 공산당이냐”, “너나 맞아라”, “포럼마저 소통이 아닌 강요네요”, “학원·독서실은 방역패스 하면서 백화점·종교시설은 왜 제외인가요?”라는 등의 비판과 의구심 섞인 질문들이 쏟아졌다. 당시 행사에도 이날 정 청장과 함께 민간 전문가로 참여한 정재훈 교수가 패널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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