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호(MINO)의 창작 세계에 한계란 없다. 음악뿐만 아니라 사진, 그림, 패션 등에서도 독창적인 예술성을 보여준 그는 솔로 앨범에서 자유롭게 자신만의 세계를 펼쳤다. 정해진 형식 없이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그려낸 앨범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없이 다채로운 색깔이 담겼다.
송민호는 지난 7일 세 번째 솔로 정규 앨범 ‘투 인피니티.(TO INFINITY)’를 발매했다. ‘뮤지션 송민호’라는 주제의 영화 아래 인상 깊은 테이크를 모은 정규 2집 ‘테이크(TAKE)’ 이후 약 1년 1개월 만이다. 군 복무 중인 멤버들이 있어 그룹 위너가 공백기를 갖고 있는 동안 팬들에게 반가운 앨범이기도 하다.
송민호가 한계선 없이 도전하는 앨범 ‘투 인피니티.’는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라는 뜻의 영화 ‘토이 스토리’ 속 버즈의 대사 ‘투 인피니티 앤 비욘드’(To Infinity & Beyond)에서 착안한 것이다. 그는 평범한 존재가 무한함을 꿈꾸는 것을 그리려 했다. 여기에 팬들과 함께 ‘앤드 비욘드’를 채워간다는 뜻깊은 의미까지.
타이틀곡 ‘탕!♡’은 송민호의 무한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가미된 노래다. 형식을 벗어난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카우보이를 송민호 식대로 해석한 ‘디지털 건맨’이라는 신선한 캐릭터가 반영된 제목으로, 사랑의 총알을 표현한 느낌표와 하트 이모티콘이 돋보인다. ‘사랑에 빠진 한 사람이 상대방의 사랑을 얻기 위해서라면 어떠한 대가라도 기꺼이 치르겠다’는 내용의 가사에는 재치 있는 표현이 가득 찼다.
뮤직비디오는 ‘디지털 건맨’의 스토리가 컬러풀하게 시각화됐다. 시티 카우보이의 모습으로 등장한 송민호는 마법을 부리듯 얼굴도 바꾸고, 주변 사람들도 없앤다. 송민호가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지 이뤄지는 그곳은 가상 세계. 현실에서는 지극히 평범한 그가 VR게임을 하며 자신이 상상한 것들을 실현한다. 화려한 모습으로 등장해 바(bar)를 꽃밭으로 바꾸기도 하고, 집채만 한 선물 꾸러미를 지고 와 사랑하는 여자 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급기야 무릎을 꿇고 프러포즈까지 하는데, 그 순간 여자가 사라진다. 불타는 조형물처럼 마음도 불탄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할 용기가 없던 현실 세계의 그는 가상 세계에서 빠져나와 용기를 내 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하러 가기로 결심한다.
이번 앨범 속 송민호의 비주얼은 한없이 화려하다. 현대 감성으로 재해석된 카우보이 콘셉트로, 비비드한 색감이 주를 이룬다. 얼굴에 비즈를 붙이는 메이크업이 포인트. 뮤직비디오 속 가상세계에서 무한한 존재가 됐던 송민호가 현실 속 평범한 송민호와 극명하게 대비됐던 것처럼, 과하지만 강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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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주얼만큼이나 트랙리스트도 컬러풀하다. 과감하고, 거침없고, 통통 튀는 느낌이다. 한계선 없이 다가가는 무한을 그리는 듯하다. 전곡을 작사, 작곡한 송민호의 색깔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그는 릴보이, 개코, 바비, 소금, 선우정아 등 화려한 피처링 라인업으로 다양성을 추구하고, 곡의 색깔을 극대화했다. “자연스럽게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흘러가길 바랐다”는 송민호의 말처럼 강렬함에서 진한 여운으로 흘러가는 트랙리스트 순서도 스타일리시하다.
가수에서 예능인으로, 화가로, 배우로 무한 도전을 하고 있는 송민호는 계속해서 달려간다. 바쁜 스케줄 속에서 “쌍둥이가 있었으면”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힘들었지만, 이 모든 게 자양분이 되어 한층 더 넓어진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는 앨범이 탄생했다. ‘멋쟁이 관종’(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나치게 높은 병적인 상태) 송민호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제 열일의 원동력은 팬들이에요. 항상 기다리니까 뭐라도 보여드리고 싶어 쉴 수가 없어요. 아무것도 안 하는 순간이 오히려 더 불안하고 힘들죠. 전 관심을 받아야 하는 ‘관종’이니까요.”(7일 ‘투 인피니티.’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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