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권운동가들, ‘세계인권의 날’ 앞두고 외출 금지

“세계 인권의 날 초대받은 중국 활동가 참석 차단”

대만의 인권운동가들이 지난 10일 세계 인권의 날을 맞아 타이베이에서 베이징동계올림픽 보이콧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중국 인권운동가들이 유엔 ‘세계 인권의 날’(12월10일)을 앞두고 외출이 금지됐다고 홍콩 명보가 11일 보도했다.

수감 중인 위원성(余文生) 인권변호사의 부인 쉬옌(許艶)씨는 지난 9일 트위터를 통해 “오늘 아침 아들을 등교시키려 집 현관문을 열려고 했더니 9명의 사람이 문 앞을 막고 있었다”며 “이들은 우리에게 ‘10일 밤까지 외출할 수 없다’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위 변호사는 사형 폐지를 주장하고 파룬궁(法輪功) 사건 변호를 맡았다. 2015년 7월 9일 인권운동가 300여 명이 중국 당국에 붙잡혔던 이른바 ‘709 검거’ 때 왕취안장(王全璋) 인권변호사를 변호하기도 했다.



왕 변호사의 부인 리원주(李文足)씨도 9일 현관문을 열자 3명의 사람이 막아선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 리씨는 “문을 막아선 사람들에게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줘야한다’고 하자, 그중 한 사람이 ‘우리가 대신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709 변호사’ 중 한명인 셰옌이(謝燕益) 인권변호사도 9일부터 자신의 주거지 입구 앞에 사람들이 지키고 서 있기 시작했으며, 자신의 아내가 딸과 함께 슈퍼마켓에 갈 때 두 사람이 따라붙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AFP 통신은 “유럽연합(EU) 중국 대표단이 10일 주최한 세계 인권의 날 행사에 초대받은 모든 중국 활동가들의 행사 참석이 차단됐다”고 전했했다. 이와 관련해 EU 중국 대표단은 “중국 시민의 권리와 정치적 권리가 조직적으로 침해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