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비건 치즈가 궁금했던 팀 지구용. 어느 날 작정하고 비건 치즈를 쓸어왔어요(내돈내산!). H백화점 오프라인 식품관에서 비건 치즈를 판매한다는 정보를 입수했거든요. 지점마다 보유한 종류가 달랐지만 전화를 돌려본 결과 서울 압구정점(상시 진열해 놓지는 않는 듯. 방문 전날 미리 전화했더니 창고에서 꺼내 놓겠다고 해주셨어요. 뜨거운 감사를…!)이 가장 많이 갖추고 있더라고요. 비건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도 구입 가능하고 온오프라인 모두 가격은 비슷.
지구용이 이렇게 입수한 치즈는 이탈리아 프레스콜라(Prescolat)란 회사의 '모짜리젤라(Mozzarisella)' 상표가 붙은 제품이었어요.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비건 치즈를 만든 회사. 3대째 치즈를 만들어 온 치즈 장인 집안에서 경영하는 회사인데 가족 중 한 명이 나머지를 설득해 비건 치즈랑 요거트도 만들기 시작했대요.
발아현미로 만든 치즈
국내에선 총 7종이 판매 중이에요. 모짜렐라 치즈(클래식&미디엄하드), 슬라이스 치즈(체다&바질), 스프레드 치즈(클래식&마스카포네&블루). 지구용은 호불호가 갈릴 가능성이 있는 스프레드 블루 치즈만 빼고 무난해 보이는 나머지 6종을 사왔어요. 다 해서 7만원이 넘는 가격.
모짜렐라 '클래식' 제품은 마치 분홍 소세지를 연상시키는 비주얼인데 실제로 식감도 치즈라기보단 소세지에 가까웠어요. 맛을 봤더니 레몬향이 났어요. 치즈의 신맛을 재현하기 위한 건데, 치즈와 비슷하다기보단 조금 인공적인 레몬향으로 느껴졌어요. 클래식 제품보다 좀 더 딱딱한 '미디엄 하드' 모짜렐라는 좀 더 치즈맛과 비슷한 신맛이 났는데, 아무래도 풍미는 일반 치즈보다 떨어졌어요. 치즈의 유지방 맛이 빠지니까 역시 헛헛하더라고요. 일용언니와 생강 에디터의 총평은...'대체로 아쉽다'였어요.
빵에 발라먹기 편한 스프레드 치즈도 맛봤어요. 두부 같은 식감의 클래식(위 사진)은 신맛이, 원래도 디저트용으로 쓰이는 마스카포네는 단맛이 중심이 된 가운데 마스카포네는 뒷맛에서 콩의 향이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마스카포네는 단맛 덕분인지 상당히 맛있었어요. 마스카포네는 좀 더 크림 같은 식감. 어느 디저트 금손께서 이걸로 티라미수라든가 케이크를 만들어주시면 참 좋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세대별 시식 후기
슬라이스 치즈 2종은 체다맛이랑 바질맛. 체다맛은 신맛이 더 강했고, 바질맛은 기대했던 바질의 맛과 향이 났어요. 원래 치즈를 잘 안 먹는 재드래곤 에디터(=고독한 이부장)의 평가는 이랬어요. "쿰쿰한 치즈맛을 싫어하는데 요건 부담스럽지 않군!"
모짜렐라와 슬라이스 치즈를 빵에 얹어서 전자렌지에도 돌려봤죠. 보통 치즈와 마찬가지로 서서히 녹는 비주얼이 오오 신기했어요. 그런데 보통 치즈처럼 녹았을 때 쭉쭉 늘어나진 않더라고요. 그보다는 호박죽처럼 무겁게 흐르는 느낌? 쭉쭉 늘어나는 쫄깃한 식감이 없다는 게 아쉽긴 했어요.
이제 참크래커로 시식용 핑거푸드를 만들어서 사무실을 돌며 먹여봤(?)어요. 비거니즘에 관심이 없는 자들의 평가는 신랄했어요...??'지우개맛이 난다', '치즈라기보다는 맛없는 잼 같다', '역시 유지방이 없으면 안돼' 등등의 평가가 나왔죠. 새로운 음식에 비교적 보수적인 40,50대 남성들은 단호하게 '맛없다!'고 했어요. 하지만 새로운 음식을 궁금해 하고 가치소비에도 익숙한 MZ세대들은 "독특해서 가끔 생각날 것 같다", "취지가 좋아서 나중에 사볼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동물 착취가 없고 지구에도 착한 치즈니까요.
식물성 계란인 저스트에그(시식 후기·영상 다시보기)나 야채와 같이 먹으면 어떨지 궁금했지만 사무실에서의 시식이다보니 못 해봐서 아쉬웠어요. 용사님들의 후기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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