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속에 원격진료 건수가 310만 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원격진료 환자 수가 210만 명, 건수 기준으로는 310만 건을 돌파했다. 원격의료는 20년간 논란 끝에 지난해 2월 코로나 시기에 한해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원격진료 애플리케이션 ‘닥터나우’ 이용자는 서비스 개시 10개월 만인 11월에 50만 명을 넘어섰다. 성형 미용 정보 플랫폼인 ‘강남언니’는 한국은 물론 일본 시장까지 공략해 성공하고 있다. 감염병 사태로 원격의료가 일시적으로 실시되는 가운데 편의성과 실효성이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 강국으로 원격의료의 최적 조건을 갖췄는데도 수십 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냈다. 의료계가 반대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 동조한 결과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의료계는 안전성 위협과 대형 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을 반대 이유로 제시해왔다. 그러나 지난 2년 가까이 큰 오진은 없었고 환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의 최근 설문조사에서도 국민의 81.9%가 원격의료를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가 건강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원격 플랫폼을 통해 종합병원과 동네 병원의 상생 방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선진국들은 원격의료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의 원격진료 비중은 코로나 이전 0.15%에서 13%로 급증했다. 일본은 1만여 곳의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고, 프랑스는 지난해 원격진료 건수가 약 1,900만 건에 달했다. 우리는 현재 코로나 재택 치료자가 2만3,000여 명이고 병상이 없어 대기하는 환자가 수도권에서만 1,700 명을 넘는다. 이참에 원격의료를 정식으로 허용해 모든 국민들의 건강 관리를 돕고 의료 선진화와 경쟁력 강화를 이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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