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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바이든 첫 대북제재, ‘종전선언’ 매달려 따로 갈 때 아니다


미국이 강제 노동과 인권 유린을 이유로 사회안전상 출신의 리영길 국방상과 북한 중앙검찰소 등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번 조치는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번째 대북 제재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압박책을 꺼냈다는 점에서 대북 기조의 변화를 예고한다. 올 들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 ‘신기술 미사일 3종 세트’ 완성과 핵 무력 고도화로 도발 수위를 높여온 북한에 대한 엄중한 경고인 셈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국제 흐름을 외면한 채 베이징 동계 올림픽 ‘평화 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3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종전 선언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북한 모두 원론적으로 찬성 입장을 밝혔다”면서 “끝까지 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중국의 인권 탄압을 이유로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주도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보이콧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민주주의와 인권 가치에 눈 감은 채 종전 선언이라는 환상에 집착해 외교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한 포럼 축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자신은 핵 모라토리엄(유예)을 실천해왔는데 미국으로부터 받은 것이 무엇이냐’는 불만이 있을 것”이라고 북한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현 정부는 대선 직전에 남북 이벤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중국과 북한의 눈치를 보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 선언을 밀어붙이면 한미 동맹이 흔들리고 국가 안보가 위태롭게 된다. 더욱이 한반도 주변 정세를 오판해 가치 동맹과 따로 가는 ‘외톨이 외교’로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임기 말까지 평화·대화 타령을 하면서 무리수를 두면 안보 불안을 초래하고 차기 정권에 큰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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