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은 지역경제에 막대한 타격과 상처를 안겼다. 수도권에 비해 확산세는 덜했지만 수도권 집중화로 인한 부작용까지 맞물려면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최근 정부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 시행으로 잠시 숨통이 트이는 듯했지만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또다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어느 때보다도 힘든 한해를 보냈지만 지역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파수꾼이 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는 지방정부와 공기업, 향토기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의 열정과 노력이 있기에 지역경제는 오늘도 지역주민과 함께 양날의 톱니바퀴처럼 역동적으로 굴러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르노삼성자동차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부산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유럽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르노그룹이 수출 차량의 부품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면서 부산공장이 빠르게 정상화된 덕분이다. 르노삼성차는 XM3를 부산공장의 차세대 수출 주력 모델로 삼고 수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BNK경남은행은 지난 8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1년 금융회사 지역 재투자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최우수를 받으며 지역금융을 선도하고 있다. 이어 지난달에는 ‘2021년 상반기 기술금융 실적평가’에서도 ‘소형은행 그룹’ 부문 1위로 선정됐다. BNK경남은행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3회 연속 1위를 수성 중이다. 경남농협도 올해 출범 60주년을 맞아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녹색금융’ 전략의 핵심인 사회·환경·지배구조(ESG) 확산에 적극 앞장서며 사회적 기업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1,633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광주·전남 대표은행으로의 브랜드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있다. 100년 은행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금융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한 결과다. 광주은행은 현장 중심의 영업지원 프로세스 혁신, 디지털 금융 혁신, 글로벌 사업 확대를 통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지역사회와의 상생 및 동행을 역점 전략으로 펼치고 있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경북 김천시는 자체 조성한 지방산업단지가 완공 전에 전량 분양되자 35만평 규모의 신규 산업용지를 개발할 계획이다. 앞서 36개 기업으로부터 7,699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3,400여개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불화수소 전문기업인 후성은 일본이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을 겨냥해 수출을 제한한 3대 품목 중 하나인 에칭가스를 생산하고 있다. 2019년 당시만 해도 반도체 공정에 사용되는 에칭가스의 경쟁력이 일본 제품에 뒤졌지만 이후 체계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했다. 특히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어려움에 놓인 국내 반도체 기업에 에칭가스를 차질없이 공급하는 발판을 마련한 일등공신이라는 평가다.
지역대학들도 지역경제와 지역사회의 성장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울산과학대는 지난 2011년 울산 지역에 암센터를 유치한 데 이어 암센터를 신축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보건의료 국책사업을 주도하며 울산의 공공의료 발전에 헌신하고 있다. 특히 암센터를 신축하면서 당시 정부 기준에 없었던 음압병실 등 최신 시설을 도입했다. 10년 지난 현재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울산시민의 건강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대구대는 창업 전담부서인 창업지원단을 중심으로 창업의 전 주기를 지원하는 창업생태계를 구축해 대구·경북 지역의 창업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3년 연속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 단계별 지원사업인 예비 창업·초기 창업·창업 도약패키지를 유치하며 창업기업에 대한 맞춤형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대구·경북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창업보육센터(BI)를 비롯해 사업화연계기술개발센터, 기술창업허브센터 등을 운영하며 지역의 창업생태계를 이끄는 첨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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