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코로나19로 얼어붙은 부산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유럽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르노그룹이 수출 차량의 부품을 우선적으로 공급하면서 부산공장이 빠르게 정상화된 덕분이다. 르노삼성차는 XM3를 부산공장의 차세대 수출 주력 모델로 삼고 수출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해 부산공장 정상화에 성공한 르노삼성자동차는 내년을 더욱 기대하고 있다. 주력 차종인 XM3가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지난달 해외 수출 5만대의 기록을 세웠기 때문이다.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경기 침체와 반도체 수급 부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두드러지는 성적표다.
XM3는 지난해 7월부터 칠레를 시작으로 유럽으로까지 수출 국가를 확대하며 본격적인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다. 올해 3월 유럽 4개국에서 사전 출시에 들어갔고 6월부터 프랑스, 스페인,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영국 등 28개 국가에 수출을 확대한 결과 누적 수출량 5만대를 넘어섰다.
르노삼성차는 아직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XM3 하이브리드 모델과 가솔린 모델을 함께 선보여 친환경 모빌리티에 관심이 많은 유럽 시장을 잡았다. XM3 하이브리드 모델은 친환경차 수출 부문 순위를 끌어 올리며 지난 9월 친환경차 수출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2위 모델과도 1,000대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수출 호조가 르노삼성차의 실적을 이끌고 있다.
XM3는 르노삼성차 중앙연구소와 디자인센터가 주도적으로 개발해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르노그룹의 첨단 기술이 집약된 엔진을 장착해 효율성까지 확보했다. 특히 소형차급에 쿠페형 SUV를 최초로 접목한 사례에서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XM3의 수출이 갈수록 호조를 보이면서 부산공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경기 침체로 자동차 판매가 주춤한 데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에도 문제가 생기면서 자동차 업계는 어느 때보바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의 수출 차량 부품 우선 공급 정책에 따라 빠르게 공장 정상화에 돌입했다. 대다수 완성차 업체가 부품 수급 문제로 생산 지연을 겪고 있지만 르노삼성차는 1개월 이내에 주력 차종을 출고하고 있다.
부산공장은 전세계 르노닛산미쓰비시얼라이언스 공장 중에서도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은 곳으로 호평이 자자하다. 생산 과정에서 발견되는 불량 제품을 100대당 불량 건수로 나타내는 지표에 있어 스페인 팔렌시아공장과 바야돌리드공장에 이어 르노그룹 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나아가 르노그룹이 매년 자체적으로 평가하는 공장품질수준평가(PHC)에선 1위를 기록하는 등 부산공장의 경쟁력이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부산공장은 1개 조립라인에서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구분없이 4가지 각기 다른 플랫폼의 8개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다차종 혼류생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방식은 언제든 유연하게 생산 모델을 바꿀 수 있어 물량을 자유 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만큼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XM3’가 부산공장의 차세대 수출 주력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수출 상승세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들과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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