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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What]'美 뒷마당' 니카라과, 대만과 단교…터키는 'OTS'결성 中 자극

■미중 갈등 틈타 외교 보폭 넓히는 국가들

온두라스는 대만과 단교 거론

다급한 美에 재정지원 얻어내

인니·필리핀 등 아세안국가들

미중 동시 러브콜에 실리 챙겨

中과 껄끄러운 변방 발트3국

대만과 밀착하며 발언권 키워

사진 설명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대립하는 상황을 틈타 중남미와 아세안, 유럽 변방 국가들이 양국으로부터 실리를 취하고 발언권을 키워가고 있다. 이들 국가는 미중 사이에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 조직을 결성하는가 하면 대만 이슈를 지렛대로 활용하는 등 노회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중남미 국가인 니카라과는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기로 결정했다. 니카라과의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뒷마당’으로 불리는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게 됐다.

중남미의 친중(親中)…골치아픈 美

니카라과의 이 같은 선택은 다니엘 오르테가 정권과 미국 간의 갈등 지속과 중국의 공격적인 외교정책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좌파 성향의 오르테가 대통령은 지난 1979년 미국의 지지를 받던 독재 정권을 전복시킨 뒤 다섯 번째 집권을 이어왔다. 지난달 7일 치러진 대선에서 오르테가 대통령이 당선되자 미국은 부정선거라고 비난한 바 있다. 반면 중국은 2010년부터 중남미를 상대로 활발한 외교 활동을 펼쳤다. 이번에도 니카라과가 대만과의 단교를 발표하자마자 중국은 백신 100만 회분을 니카라과에 기부했다.

중남미의 또 다른 국가인 온두라스는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언제든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 정권을 잡는 데 성공한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 당선인은 친중 성향으로 당초 선거 과정에서 대만과 단교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다만 이를 알고 다급해진 미국이 긴급 외교전에 돌입해 재정 지원을 포함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약속하자 당선 후 이 공약을 철회했다.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도 미국에 대한 협상 카드로 중국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과테말라·엘살바도르 등 중남미 국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전현직 인사들을 부패 명단에 올려 제재하고 있다. 이미 이전 정권 때인 2018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손잡은 엘살바도르도 최근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보에 대한 미국의 비판이 이어지자 중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등 '친중 행보'를 보였다.

아세안 포섭에 매달리는 美中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도 미국과 중국의 러브콜을 받으며 신(新)냉전 관계 속에서 몸값이 치솟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중국·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 기념 정상회의에서 5년간 1,500억 달러(약 178조 원)어치의 농산물을 포함해 아세안 국가의 생산품을 더 많이 수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아세안 경제 회복을 위해 3년간 15억 달러(약 1조 7,800억 원)를 지원하고 선진 응용기술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미국도 아세안을 포섭하기 위해 외교 노력을 벌이고 있다. 이달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회의에는 처음으로 말레이시아·태국·인도네시아가 초청됐으며 ‘민주주의 정상회의’에는 필리핀과 인도가 초청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권위주의 지도자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 국가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미국 행정부 고위 인사들의 동남아 순방도 이어지고 있다. 7월에는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싱가포르·베트남·필리핀을 순방했고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8월에 싱가포르와 베트남을 찾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말레이시아와 태국 등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을 겪고 있는 국가들을 방문해 중국 견제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독재자 에르도안의 줄타기 외교

유럽 내 터키와 발트3국도 신냉전 관계 속에서 발언권을 키우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터키는 미국이 개최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중국과의 관계가 우호적이지도 않다. 오히려 10월 터키 외에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헝가리 등 6개국을 모아 독자적으로 ‘투르크어사용국가연맹(OTS)’을 공식 출범시켰다.

일각에서는 중국을 견제하는 돌궐제국의 부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신장위구르 지역은 이슬람 문명권이라 터키의 이 같은 행보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발트3국은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리투아니아는 ‘대만대표처’를 개설했다. 중국 정부는 리투아니아에 대한 보복 조치로 외교 관계를 격하하고 경제적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3월 리투아니아 국회의원인 도빌레 샤칼리에네가 위구르족에 대한 중국의 처우를 비판하자 중국은 그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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